E.02 지질학을 전공한 사진작가와의 인터뷰

by 석양

오늘은 현재 지질학을 전공하며 글과 사진으로 전시 등 여러 멋진 작업들을 이어가시는 한 명의 사람을 인터뷰했습니다. 어렸을 때 천문학에 관심을 가지시다가 지질학을 공부하시고 이후에는 인공지능을 공부할 계획이라고 하시는 오늘의 인터뷰이. 책과 글, 사진에도 관심이 많아 전시나 예술 활동 등 다양한 작업들을 이어나가시는 모습에 정말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인터뷰이: @thisphotoismyphoto






인터뷰 전문


"본인에게 살아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

한동안 코로나라든지, 백신 부작용이라든지 여러 이슈들이 있잖아요. 제가 얼마 전에 2차 접종까지 마쳤거든요. 제가 독립을 해서 1인 가구로 혼자 살고 있다 보니까 내가 혼자 스스로를 오롯이 챙겨야 되고, 제 시간도 제가 직접 운영해야 하는 환경이 놓이게 됐어요. 공간, 시간, 인생 이 모든 걸 내가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러다 내가 갑자기 죽어버리면 어떡하지?’, ‘내가 내 집에서 혼자 죽으면 며칠 뒤에 발견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죽음 불안에 되게 많이 시달렸어요. 상황이 되게 불안한 시국이기도 하니까 그런 것들이 더해져서.. 이것 때문에 한동안 지내는 게 되게 힘들었는데, 그때부터는 이런 생각들을 떨쳐내기 위해서 오히려 사는 거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시작한 거죠. ‘내가 죽으면 안 되는 이유는 뭐지? 나는 왜 죽음이 무서울까?’하는 생각들을 하면서요.


처음에는 ‘의미를 찾는 것’에서 되게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것 같거든요. ‘나는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내 친구들이 있고 이런 사람들이 내가 죽으면 슬퍼할 테니까. 이 사람들을 보는 게 나에겐 너무 즐거운데 내가 죽는다면 이 즐거움이 끊어지니까. 나는 이 즐거움을 더 누리고 싶기 때문에 살고 싶어’라는 식으로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면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면 내가 편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건가 하는 고민이 또 들더라구요. 근데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저에게 크게 도움은 안 되더라구요. 그냥 죽는 것 자체가 더 무섭더라고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들에도 점차 의미가 생기는 느낌이니까 오히려 죽는 게 무서워져서 그때부터는 의미를 덜어내는 걸 심리적으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어차피 지금 내가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내 의지라기보다는 내 안에 들어있는 유전자들의 생존 본능이고, 얘네들이 쓸데없는 생존 욕구 때문에 이기려고 하는 것뿐이다. 이런 식으로 삶이라는 것의 의미를 덜어내다 보니까 그때부터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내가 죽으면 뭔가 하나의 고귀한 존재가 사라진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원자와 원자로 엮여있던 게 분해되어 흙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무언가가 되는 것뿐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마음이 조금 여유로워지더라고요.


‘살아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웃음) 지금은 그 의미를 생각하는 게 굉장히 힘든 시기고… 살아있다는 건.. 그냥 존재하는 거? 내가 존재하고 있다 그 정도 의미인 것 같아요. 생각을 해보면 모든 게 무의미한 거예요.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우주적, 절대적 차원에서 이 모든 게 무슨 소용일까. ‘사회적으로 성취를 얻으면 나에게 기분은 좋겠지만 절대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기분이 좋은 것 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는 거예요. 제가 인류를 도와줄 엄청난 발명을 해서 인류가 조금 더 발전된 공학기술을 가지게 됐다면 그건 무슨 의미인 걸까요? 어차피 시간은 흘러감에 따라 모든 건 변화하고 절대적인 건 없는데.


결론은, 초월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 전부 인간적인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뿐인 것이다. 그런데 또 이렇게만 생각하면 너무 허무하잖아요. 그래서 허무한 것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래도 내가 행복하잖아!’라고 생각하며 이 둘 사이를 줄타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치면 힘드니까. 아마 한동안은 계속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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