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태와 잉태

by 석양

빛이 처음 쏟아진 순간에

아직 굳지 않은 대지를 걸어 다니던 공룡이

이제는 어린아이의 미소를 책임진다는 것


매일 밤 시간과 맞바꿈 한 설움의 모습을

애써 감추고 웃음 지은 표정으로 사 오던 치킨이

이제는 가끔 새벽 공기에 내 눈물을 싣게 만드는 것


꽃이 내뱉는 향기와

그 아래 줄 지어 시간에 최선을 다하던 개미들의 노랫소리가

이제는 모두 귀에 시리게 꽂혀

마음을 녹이게도, 사무치게도 하는 것


세상에 흩뿌려진 기억들과

주섬주섬 주워 담은 외침들이

한 데 모여 우리가 듣는 땅의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


이 모든 것을 인지하는 것


그게 아닐까


(공포와 동심

잉태와 잉태

현실과 이상

모순과 세상

정신과 대지

이 모든 것)


_작가 JOY WOO에게 영감을 받아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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