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같은 자유로움을 즐기고 감정을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살아있다는 건?
Q. 본인에게 살아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A.
살아있다는 것,, 음,, 저는 요즘 행복으로부터 살아있음을 느껴요! 작년까진 겨울마다 많이 아팠어서 겨울이 다가올 때마다 ‘아, 이번 겨울은 또 어떻게 생존해나갈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생존’하는 것이 ‘살아있음’이었는데, 올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저를 돌아보고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고 나는 어떤 성격이고, 어떤 사람인지, 올해 나와 많이 친해지면서 살아있음을 느꼈어요. 그리고 그 배경에는 제 행복이 있더라고요. 아! 취미도 한몫했던 것 같아요! 올해 새로운 취미가 생겼는데 행복하다는 것으로부터 살아있음을 느꼈던 한 해였어요. 주절주절 친구한테 말하듯 저에게 살아있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며 써보았는데요. 석양 작가님 덕분에 오늘도 저를 돌아보고 저를 한 번 더 사랑해주는 날이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2021.12.14
작가 님의 답변에 대한 제 답글입니다.
목젖을 타고 넘어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나를 배부르게 한다는 것에서, 단순히 춥고 기나긴 겨울을 날 수 있는 따뜻한 털옷을 가졌다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이제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이 행성에서 도대체 나는 어떤 연유로 인해 피어오르게 된 것인지를 고민하는 순간에 도달했다.
늘상 내 곁에 있지만 가장 멀게만 느껴진 나라는 친구는 여전히 먼발치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한동안은 그렇게 같은 자리에만 머물며 내 주위를 빙빙 돌기만 할 뿐 나에게 선뜻 다가와 말을 걸거나 미소를 지어 보이진 않았는데, 마음 안에 여유가 생긴 덕일까, 이제 그 아이가 한 걸음씩 가까워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다가와주는 것인지 나의 몸이 이끌려 또 다른 나에게 도달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순전히 거리가 좁혀진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수없이 다양한 관계들을 맺고 살아가지만 나는 여전히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진 못했다. 모든 관계를 통틀어 가장 미지수의 답을 많이 내포하고 있는 존재. 알아내고자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은 물음들을 던져내는 미묘한 아이. 그 아이에게 나는 왠지 모를 정을 느껴 오늘 아침에도 말 한마디를 더 건네려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발전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저 태초부터 함께였던 이 아이는 어떤 마음을 품고 있을지 궁금해서, 그래서였다.
‘너는 누구니’하고 내가 물었다. 답할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이는 듯 그 아이는 등을 돌려 피식하고 웃음을 내뱉을 뿐 그 외에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정답조차 필요 없을 것이라는 뜻에서였을까. 그 웃음에서 나는 왠지 모를 따스함을 느꼈다. 지구를 돌아다니는 달처럼 저녁에 잠시 얼굴을 비췄다 해가 들어차면 자리를 내어주던 아이가 이제 나에게 먼저 반응해주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깨달았다. 정답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것을. 그 어떤 정답이든 그것은 실과 해가 아닌 빛의 뭉텅이로 투박하지만 내 안에 소중하게 자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창을 열고 바라본 바깥 풍경은 이내 다른 색으로 변모했다. 낮과 밤의 색이 아닌 황홀감과 생의 기저에 깔린 모든 아름다움을 설파하고자 하는 희열의 색이었다. 오묘하게 반짝이는 별들이 줄을 이어 춤을 추고 눈에 보이는 바람은 그 사이를 스쳐 지나가듯 노녔다. 이제 나는 세상이 아닌 내 안의 풍경을 보는 문을 열어낸 것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내가 거리상으로 멀리 있었던 게 아니라 실로 거대한 몸집으로 나를 감싸 안고 있었기에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처음으로 안도했다. 가까이하려 하지 않아도 이미 그 안에 살아 숨 쉰다는 사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오만방자했던 어린 날들과 추위에 손을 떨며 아등바등 눈 덮인 산등성이를 헤매던 기억들이 내 곁을 활보하며 지난날의 감정들을 되살렸다. 이 순간을 위해 이토록 오래 한기가 내 안에서 날뛰었던 것일까. 행복으로 점철된 모든 것들이 손을 대면 번쩍하고 빛을 내쉬며 그 자리에서 튀어올라 한참을 날아다니다 내 머리 위에 앉았다. 생동감 넘치는 순간의 연속. 진정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에 모든 생명체는 제 색을 찾아 내 주변을 장식했다. 이제 내 눈엔 세상과 내가 전부 보이기 시작했다.
절대 살아낼 수 없을 것 같은 차가운 파도 위에서도 이제 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목숨이 위협받던 낭떠러지에서 추락하면서도 나는 한 마리의 새처럼 비상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생명을 앗아갈 것처럼 보인 두려운 세상적 꼬투리들은 이제 한 줄기의 아름다움이 되어 손아귀에 쥐어졌고, 나는 그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앞으로 달려 나갔다.
300명에게 "자신에게 삶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그리고 그 답변에 대한 내 답을 함께 공유하며 정답 없는 질문의 홍수 속에서 유유자적 춤을 춘다.
여러분에게 삶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