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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l 13. 2024

라벤더 향기 19

문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

 조금 전부터 조용해진 옆 방의 울음소리는 높은 천장 아래를 고요하게 했다.

작은 소리가 울려 웅장한 성의 크기를 가늠하다가 갑자기 조용한 공기 속으로 바람이 느껴지니 공포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여울은 벽에 귀를 대고 소리를 찾아보았지만 어떤 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배는 많이 고프지 않은데 자꾸 뭔가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흐르는 시간은 짐작도 안 가는데 허기가 느껴지는 것으로 봐서  속도가 느리지만 시간은 분명 가고 있었다.

처음 이 방에 갇히고 얼마나 지났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여전히 아무것도 짐작할 수 없었다.



 그때, 익숙한 기척이 멀리서부터 가까워지고 있었다.

옷자락이 끌리는 소리와 또박또박 신발 소리가 여울의 방 문 앞에서 멈췄다.

철커덕!

덜컥!

방 문이 열렸다.

 "나오시지요."

 "어디로 갑니까?"

 "우선, 나오시지요."

 "말해주지 않으면 이 방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겠습니다."

빨리 이곳을 나가야 하는 것과는 달리 이렇게 끌려 다니는 것도 안 될 것 같았다.

여울의 앞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데 선뜻 시키는 대로 할 수 없었다.

 "성주님이 찾으십니다."

 "네!?"

뜻밖의 말에 여울은 머뭇거릴 수 없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여울의 방 문이 닫히고 안내인이 앞장을 섰다.

두리번거리며 뒤따르던 여울은 옆 방에 시선이 꽂혔다.

여울의 방 문과 색이 다른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아무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여울이 시선을 거두고 안내인을 따라 발을 내딛는 순간, 방 문 안쪽 문고리가 탁하고 소리를 냈다.

 여울이 방 문 쪽으로 향하려는 순간, 안내인이 여울의 옆으로 다가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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