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시작
#1 책방 안
(은은한 레몬티 향기로 가득 찬 책방 안에는 잔잔한 음악 소리와 말소리를 아낀 책장 넘기는 소리가 흐르고 있다.)
(민준우, 여름 일행은 책방을 두리번거리며 책방 주인을 찾는다.)
(책방 안쪽 창고에서 책 몇 권을 들고 책방 주인이 나온다.)
책방 주인 (반가워하며) 어, 다들 같이 왔네? 오늘 시험 보는 날이지? 시험은 잘들 봤나?
(책방 주인의 쉬지 않고 던지는 질문에 여름 일행은 서로 눈치만 보고 누구도 먼저 말하지 않는다.)
책방 주인 (친구들을 둘러보며) 뭐 찾는 거라도 있어?
김민규 (잠깐 망설이며) 저, 수학 문제집 좀 사려고요. 최근에 나온 거 있어요?
책방 주인 (알겠다는 듯이 웃으며) 수학이 문제였군. 이쪽 끝 책장에 몇 권 있을 거야.
김민규 (머쓱해하며) 네.
(김민규가 문제집이 있는 책장으로 향하고 이유민이 뒤따른다.)
(민준우는 책방 안을 무심히 둘러보다가 뭔가에 이끌리는 듯 김민규와 이유민이 있는 반대쪽 책장으로 향한다.)
(여름이 민준우의 뒤를 따른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책장 앞에 선 민준우는 자신의 눈앞 높이에서 책 한 권을 꺼낸다.)
(두껍고 오래된 양장 스타일의 책은 제목도 거의 지워져 알 수 없다.)
민준우 (흥미로운 듯, 여름을 보며) 되게 오래된 책인가 봐.
여름 (왠지 표정이 굳으며) 그러네. 그런데 지난주만 해도 없었던 것 같은데.
민준우 (대수롭지 않게) 새로 들어왔나 봐.
여름 (여전히 불안한 눈으로 민준우를 보다가 민준우에게서 책을 빼앗아 책장에 꽂는다.) 우리 그만 가자. 나 배고파.
민준우 (당황하며 하지만 모른 척) 그래. 가자.
(김민규는 문제집 한 권을 사고 이유민과 책방 밖에서 기다린다.)
여름 (책방 주인을 향해) 안녕히 계세요.
# 2 분식집
(즉석 떡볶이 냄비를 보고 있는 네 사람.)
김민규 (앞 접시에 떡볶이를 담아 이유민에 건네며) 이제 먹자. (민준우를 보며) 먹자고. 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민준우 (여름의 눈치를 보며) 아니야. 먹자.
(여름이 그런 민준우를 더욱 불안한 눈으로 본다.)
# 버스 정류장
(김민규와 이유민이 먼저 버스를 타고 가고 곧 여름이 탈 버스가 도착한다.)
민준우 (웃으며) 먼저 가. 3분 있다가 버스가 올 거야.
여름 (손을 흔들며) 알았어. 집에 가서 전화해.
(민준우,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 3 책방 앞
(뛰어 와서 숨을 헐떡이며 아직 불이 켜진 책방 앞에 민준우가 서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