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송(送)
눈길 산책길 바람길 따라 걷다가
칼바람이 옷깃에 비수로 꽂혔다.
미끄러운 길 손 넣고 걷다가
넘어질까 장갑 벗어 언 손에 끼웠다.
잠시 온 봄날이 분홍으로 꽃 피고
여름 눈물이 멈추다가 흘러
하늘 가에 닿아 돛을 편 배에 달았다.
가다 멈춘 시간은 더 이상 흐를 줄 모르고
지나가는 인연을 비켜서서 배웅했다.
다 전하지 못한 말은 굳이 음절을 더하지 않아도
서로 가진 시간으로 가늠했다.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돌아서
원망보다 고운 시절에 감사를 전했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