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기 전..
계절은 언제나 차례와 순리대로
오고 간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운 계절은
늘 저만치에서 안달이고 급한 마음에 문밖에 나섰다가 눈이 날아 화들짝 덧문을 닫았다.
봄을 알리는 절기도 지나고
기다림에도 조급증이 앞설 즈음
인내를 시험하는 한기가 감돌았다.
음력 언 달은 아직 여전한데
성급한 마중을 탓하는 것인가.
머문 자리 내주기 아까워 다시 자리 잡고
누워버렸다.
가는 계절, 오는 계절.
다 귀한 시간의 흐름인데 새로 올 계절이
반가운 것은
아마도 바람에 흔들흔들, 바라는 것이
그러하다.
아무도 소리 내어 들뜨지 않아도
봄은 그렇다.
묵은 계절 고이 잘 보내고 새 계절,
봄날에는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바람이
있어서 그렇다.
<대문 사진 by 봄비가을바람, 2023.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