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망설이다.
온 세상이 봄을 기다리며
분홍 아지랑이를 피울 때
한 밤을 새우며 눈이 내렸다.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새벽 별도 깜빡 잠든 밤
소리 없이 소복소복 내린 눈
애써 키운 봄날의 꿈도
으슬으슬 몸을 사리고
채 마르지 않은 이별의 눈물도
얼어 버렸다.
살금살금 나른한 오후에
잠든 고양이는
어디쯤에서 온기를 찾았을까.
모두 잠든 한 밤에 내린 눈
뒤척이다 무릎 세워 일어나
새벽 별을 재우고
잠을 깨웠다.
<대문 사진 출처/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