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람이 불어도 꼼짝없이 앉아
내리는 비도 맞고 서 있었다.
구름이 걷히고 푸른 햇살에 물든
하늘이 속내를 내밀었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건
멀리 있어도 들리고
눈앞에 없어도
네가 보였다.
변하지 않는다는 건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되었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움직이지 않고 기다린 건
말로 이어진 것보다
더 큰 매듭 때문이었다.
<사진 출처/Pixabay>
<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16년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시인입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 가수 먼데이키즈의 음악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