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

매일 특별한 곳

by 봄비가을바람

일주일 간의 쉼을 여전히 밀린 일을 하느라 쉼이 아닌 숨 쉴틈도 없다.

어차피 매일 하는 일이니 특별할 것은 없지만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것은 늘 수없는 고민과 계획을 세웠다가 허물고 또 세운다.

아침 일찍 영하의 기온으로 시작한 하루는 오전의 끝에 모처럼 영상 기온으로 돌아섰다.

추운 날씨에 마음이라도 데우는 것은 좋아하는 따뜻한 음식이다.




우리 동네는 5년 전만 돌아보아도 완전히 새로운 세상 같다.

어느새 20층이 넘는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오랜만에 찾아오는 이들은 길을 헤맬 수도 있다.

그렇게 복잡해지고 깔끔하지만 사람들 마음조차 너무 깔끔해져버린 곳에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는 시장이 있다.




여느 시장처럼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곳에 들를 때마다 특별한 것을 발견한다.

지난 가을에 시장 안에 언제나 줄을 서는 칼국수집이 있는데 너무 잘 되어 시장 입구에 가게를 하나 더 열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되어도 손님으로 가득 찬 가게 안보다 가게 앞이 지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주인아주머니의 반려견인 듯한 인형처럼 예쁜 강아지가 문 앞에 얌전히 앉아 오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시장 안의 오랜 터줏대감인 검은 점박이 고양이에 이어 새로운 관심 동물이 생긴 것이다.

"저기 예쁜 애 있는데."

야옹이를 찾던 지나치는 아이에게 칼국수집 앞까지 직접 안내하고 돌아섰다.




시장은 사람들이 부딪치고 지나치는 곳이다.

그곳에서 오늘, 아님 이번주 밥상을 책임질 먹을거리를 가져온다.

그리고 언제나 똑같은 시간과 사람들 속에서 제법 특별하게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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