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향기
코끝에 싸한 냉기에
콧물의 살짝 놀랐다.
온몸에 찬바람이 바늘을 꽂고
눈바람으로 허한 마음에 구멍이 뚫렸다.
어제 밤늦게까지
콩 고르던 엄마는
한낮에 구수한 내를 풍기며
콩을 삶았다.
알알이 콩을 꽁꽁 싸매
뜨끈한 아랫목에 앉혔다.
드나들 때마다 인상을 찡그리는
쾌쾌한 냄새에 누가 쳐다볼까 겁났다.
함부로 뭐라 하지 마라.
누가 뭐래도 좋아라 하는 이도 있다.
달큼한 콩을 콩콩 찧어
동글동글 알알이 맛을 들였다.
쿰쿰한 장내에 시큼한 김치에
보글보글 끓여 초록 파 흰 두부
제법 무늬도 예뻤다.
밥 향기 위에 청국장 촉촉이
반짝이는 입술에 꿀 내는 아니더라도
봐줄 만하지 않겠는가.
절대로 겉 곱고 향내 좋은 것만
좇지 마라.
그러다가는 진짜배기는
스쳐 지나가도 모른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