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가능하게 하는 것

그래도 그것만은..

by 봄비가을바람



그래도 그것만은..




세상이 빨리도 간다.

누구는 미쳐 돌아간다고도 한다.

우리말 중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

여기저기 쉴 새 없이 듣는 말이

빨리빨리!

사람이 아닌 사람을 내세워

또 빨리빨리!

두고 온 것 살필 새도 없이

빨리빨리!

잠깐 숨 좀 쉬자.

뒤에서 쿡쿡 찔러 재촉할 일이 아니야.

알았어. 빨리빨리!

생각이 필요해.

알았어. 빨리빨리!

너를 대신해 생각해 줄 거야.

괜찮아.

너의 마음도 이미 다 알고 있어.

그냥 빨리빨리!

난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너의 소리는 중요하지 않아.

너의 의미는 이미 다 저장되어 있어.



by 봄비가을바람






내가 중심이 아닌 세상 속 내가 있는 세상.

내가 지배하는 내 세상조차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이, 내가 아닌 내가 나를 대신하는 세상.

괜한 이야기일까.

이미 기계 속 안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마음을 기계 속에 집어넣고 있다.

생각과 이미지로 저장되어 다른 이가 쉽게 열어 볼 수 있어 직접 만나지 않아도 나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쉽게 선택한 편리가 나를 옥죌 수도 있음을.

죄짓고 못 산다는 옛말이 지금에는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세상이다.

누군가의 알고리즘을 타고 넘어 밑바닥까지 나도 모르는 순간에 나만 모르게 알려진다.




지금 세상을 사는 방법이다.

한치도 반론을 제기할 수도 없다.

다만, 염려하는 것을 말할 뿐이다.

변하는 세상 속에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있다.

떠난 사람의 형상을 제 눈앞에 데려다 놓는 세상이다.

그러면 그 뒷감당은 어찌할 것인지 충분히 하였는가,

그립고 그리운 마음을 달래는 건 순간이고 또다시 남겨진 이들의 고통은 영원이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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