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집 7

언제나 그 자리에..

by 봄비가을바람

윤은 알람소리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늘 무거웠던 아침이 오늘은 가볍게 몸을 일으켰다.

한 번에 벌떡 일어나 냉장고 안에서 아침으로 먹을 찬거리를 꺼냈다.

아침에 조금 일찍 서둘러 학교에도 다녀올 생각이다.

가을 학기부터 학업을 다시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윤은 자신이 홀로 남은 것도, 자신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도, 모든 것을 엄마 때문이라고, 엄마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엄마는 늘 윤의 곁에 있었다.

아무런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난 엄마를 윤이 밀어내고 애써 깊은 기억 속에 감추려 했을 뿐이다.



윤의 마음만큼 푸른 하늘에 흰 구름 몇 조각을 띄운 날씨도 맑았다.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도 잘 맞춰 뛰지도 않고 모처럼 빈자리에 기분 좋게 앉아 차창밖 풍경에 눈을 돌렸다.

여느 아침과 같이 바쁜 걸음에 종종 걷는 사람들을 보며 윤은 자신도 풍경 속에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은 매일 아침 출근 시간에 오늘로 마지막이길 바라며 카페로 향했었다.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이 어느 순간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차라리 자신이 멈추고 싶을 때도 있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온갖 이기적인 생각이 윤을 괴롭혔다.



캠퍼스는 여전했다.

여름 끝을 달리며 촉촉이 내리는 비에 신입생이 된 것처럼 산뜻한 마음에 팔짝 뛰면 하늘에 손이 닿을 것 같았다.

지금 윤은 홀로 걷는 캠퍼스에서도 엄마가 옆에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윤이 신났네."

"그럼, 아주 신났지."



"서연아!"

"언니!"

서연이 윤이 부르는 소리에 쪼르르 달려와 안겼다.

"학교 갔다 오는 거야?"

"응."

서연이는 어느새 <네.>가 아니라 <응.>이라고 대답하게 되었다.

같은 아픔이 연결해 준 인연은 서로에게 의지하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

윤은 서연의 손을 잡고 집에까지 데려다줄 참이다.

아까 내리던 비는 그치고 서연이의 노란 장화가 물웅덩이마다 참방참방 물자국을 남겼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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