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하늘 성 2
사람 속에서..
by
봄비가을바람
Apr 3. 2023
"운설. 이리 와.
밥 먹어야지."
운설은 아까부터 창밖 자동차의 불빛 행렬에 넋을 놓고 있었다.
밤하늘의 별빛을 번갈아 보며 위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을 눈 안에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아래로 보이는 불빛이 자동차와 사람들의 공간에서 내뿜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운설은 더욱 사람 속 삶이 궁금해졌다.
무작정 뛰쳐나온 게 아니라 오랫동안 동경한 빛이 이끌어 윤우의 집 앞에 오게 한 것이다.
"운설, 배 안 고파?"
"아니. 난 괜찮아."
운설은 윤우가 앉아 있는 식탁 건너편에 마주 보고 앉았다.
겉모습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지만 실상은 감히 가늠할 수 없는 나이 차이가 두 사람 사이에 존재했다.
윤우는 운설에게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자신을 찾아왔는지.
왜 음식을 먹지도, 잠도 안 자는지.
"왜 혼자야?"
운설이 윤우가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한 숟가락 뜨려고 할 때 물었다.
"혼자니까."
"왜 혼자야?"
운설이 다시 물었다.
윤우는 말없이 냄비에 얼굴을 묻고 연거푸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만 자자."
윤우는 먹던 라면 냄비와 김치통을 그대로 둔 채 휴대폰을 들고 침대로 갔다.
운설은 윤우를 가만히 보다가 식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김치통을 냉장고에 넣고 냄비와 밥솥, 수저를 씻었다.
주방 쪽 불을 끄고 돌아보니 윤우는 자는지 아니면 자는 척하는 건지 큰 움직임이 없었다.
운설도 윤우와 등을 맞대고 침대 끝에 몸을 웅크리고 누웠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keyword
불빛
식탁
단편소설
60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봄비가을바람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구독자
746
팔로우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작가의 이전글
스러지다.
진심이 가지는 힘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