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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성 6
현재에 살다.
by
봄비가을바람
Apr 19. 2023
"왜 혼자 있어?
하늘 성에서도 늘 혼자였고 지금도 혼자 있으면 여기에 온 의미가 없잖아."
"......."
윤우는 아무 말도 없이 운설이 하는 말만 듣고 있었다.
"난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고운의 이야기가 궁금했어. 하늘 성에 있는 어느 누구보다 성주님의 총애를 받는 당신이 왜 아무도 생각지 못 한 선택을 했는지. 누구나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당신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알고 싶었어."
윤우는 여전히 답을 하지 않았다.
점점 온기를 잃어가는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고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했지만 너도 알고 있잖아, "
이윽고 말문을 연 윤우의 말에 운설은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너도 알고 있었어.
여기에 오려면 핑계가 필요했던 거야.
날 찾는다는 명분은 너의 이유에 불과해."
운설은 윤우의 말에 반박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아마 후회했을 거야.
그래서 다시 돌아갔던 것이고."
운설은 성주님께 보고를 해야 했다.
고운의 현재에 대해 알려야 했다.
하지만 그것은 변명이었다.
하늘 성과 달리 혼자 있는 윤우는 고운이 아니었다.
처음, 밤거리를 헤맬 때 수없이 부딪친 보통의 인간과 똑같았다.
설령 그 모습이 고운과 운설이 꿈꾸었던 것이라 해도 운설의 눈에는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하늘 성은 언제나 평화로웠다.
늘 봄날처럼 포근한 공기가 맴돌고 갖가지 꽃향과 과일향이 달콤했다.
누구도 애써 일하지 않아도 되고 아프거나 슬퍼하지도 않았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지 않아도 될 만큼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다.
누구와 비교도, 겨룰 일도 없었다.
아침 해가 떠올라 저녁 해가 저물고 밤을 지키는 달과 별이 대신하는 순간에도 같은 일의 반복일 뿐 변함없는 생활은 늘 평화로웠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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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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