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몇 시에 오냐?"
"........"
"몇 시에 오나?"
"다른 때는 안 물으시다 왜 그러세요?"
"아이다. 그냥 물어보는 기다."
"세 시 반쯤에 와요."
아침 일찍 서두른 날, 아버지의 뜬금없는 물음에 철렁 내려앉는다.
긴 겨울을 지나고 화창한 봄날이 오면 한 번씩 철렁한다.
그 해 이맘때도 그랬다.
벚꽃이 유난히 예뻤다.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그 앞에서 아버지 사진을 찍었다.
본래 병원이라면 질색을 하셔서 힘들게 다녀오는 중에 꽃 앞에서는 웃음을 보이셨다.
요즘은 아버지 사진을 찍지 않는다.
그때 찍은 사진도 지워버렸다.
사진을 찍고 얼마 후부터 안 좋아지셨기 때문이다.
왠지 핑계나 이유를 찾아보니 그것밖에 없었던 것이다.
봄날 하루 반짝이던 날을 아픔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매해 그맘때가 되면 고비가 올까 봐 덜컥한다.
오늘 아침 아버지의 물음으로 좀 더 서로를 살피게 될 것이다.
내년 또다시 봄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