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성 8

바라보는 그곳에서..

by 봄비가을바람

"여기 시간으로 5년이야.

아직까지 혼자라는 건 이해가 안 돼.

이들이 우리의 존재를 모른다고 해도 이 안에 섞여 있는 모습이 달라 보이지 않았다고.

처음 봤을 때, 난 고운을 잘못 찾아온 줄 알았어."

운설은 쉬지 않고 윤우를 향해 쏘아붙였다.

자신을 이곳으로 이끈 고운이 인간으로서의 윤우로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모습에 자신이 지금까지 꿈꾸었던 세계가 무너져버린 것 같았다.



윤우는, 아니 고운은 운설이 이곳에 왔을 때처럼 밤하늘 별빛보다 강한 도시의 야경에 홀려 휘청이다 겨우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았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과 버스를 타고 떠나는 사람을 보며 며칠 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고운한테 말을 걸거나 눈길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각자 바쁜 걸음을 잠시 머물다 빠르게 길을 떠났다.

멈추는 순간이 짧아서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찰나의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같은 공간에 있다면 마음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마음을 단단한 자물쇠로 잠가 놓았다.

하늘 성에서 온 고운은 절대로 열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곳 사람끼리도 쉽게 열지 못 한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뭐야. 왜 그래?

네가 뭘 잘못했는지 몰라?"

고운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오후 타임 아르바이트 여학생과 교대를 할 때였다.

정산을 하고 물건 수량을 확인한 뒤 막 일어서는 데 남자 친구한테서 전화가 온 모양이었다.

상대는 여자 친구의 추궁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듯 적반하장의 형세로 돌아서고 있었다.

화가 나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고 여학생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인사를 하고 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고운은 여학생의 말투와 행동으로 지금 몹시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늘 성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절대로 상대의 마음을 몰라 문제가 생기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황당한 일은 그다음 날 벌어졌다.

제시간에 교대하려고 편의점에 도착하니 여학생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화가 난 게 아니라 볼이 잘 익은 복숭아 마냥 달콤한 향까지 날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어색한 인사를 하고 정산을 마쳤다.

"내일 뵈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또 어색한 인사를 하고 아까부터 편의점 한쪽을 왔다 갔다 하던 남자와 팔짱을 끼고 나갔다.

고운은 멍하니 서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뭐지?"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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