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이 지났다.
7월에서 8월로 넘어왔다.
월요일에는 생각지 못 한 쉼이 생겼다.
남동생과 둘이 아침을 서둘러 택시를 타고 가족공원으로 향했다.
그동안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을 익숙해지기 위해 연방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쉼 없는 고갯짓을 문득 멈추고 멍하니 하나에 생각이 모였다.
<집으로 돌아갈 걱정만 하고 있구나.>
검은 리무진에 실려 아는 이 하나 없는 곳에 새 자리를 마련하고 앉은 아버지는 오매불망 아는 이 오기를 기다릴 텐데 돌아올 생각만 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더 쉽고 빠르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거야.>
생각의 끝은 혼자 두고 돌아가는 걱정뿐.
계단으로 3층에 오르니 줄지어 오는 이를 기다리는 유리빛이 반짝였다.
그 사이 아래 칸도 모두 빈자리 없이 모셔져 있고 다음 라인으로 한 분을 모시고 있었다.
왠지 집에서부터 같이 왔을 것 같은 생각에 주말에 누군가 놓고 간 작은 꽃다발만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우리 옆에 서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매일 밤 꿈을 꾼다.
일상생활에 여전히 소소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누군가를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눈다.
옆에서 국과 밥을 챙겨드리면 <오늘따라 국이 맛있다.>고 하신다.
아버지는 육개장을 좋아하셨다.
본래 닭개장을 좋아하셨는데 당신께서 잘 끓이시기도 했다.
소금 양을 조절하셨기에 자주 못 드셨고 아주 가끔 집에서 끓여드리거나 사서 간을 조절해 드렸다.
마지막 가시는 날, 조문객들이 육개장이 맛있다고 한 것을 보면 아버지가 좋아하셨을 것이다.
시간이 간다.
모든 게 멈춰서 그대로인데 시간이 간다.
7월의 무더운 날을 매번 잘 지났는데 이번에는 넘기지 못했다.
10일을 지나고 보니 예전과 다른 징후들이 하나씩 보인다.
미처 알아채지 못 한 순간에 어쩌면 홀로 준비하고 계셨던 건 아닌지 바늘에서 못으로 망치로 심장을 마구 친다.
일을 하며 순간에 두려움이 몰려올 때가 있었다.
<지금, 내가 아프면 안 되는데.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지만 10일을 지나며 그 생각이 없어졌다.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을 보러 갈 수 있는 기회를 기쁘게 맞이하면 될 테니..
<대문 사진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