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머무는 시간 26

이별 준비

by 봄비가을바람

구름비는 아침 일찍부터 분주했다.

이제 걷는 재미에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는 별구름이 어질러 놓은 것을 정리하며 가방에 하나씩 챙겨 넣었다.

당장 필요한 것과 이제 겨우 뗀 여분의 기저귀와 분유도 가방 밑바닥에 넣었다.

책과 장난감도 지금 필요한 것과 앞으로 필요한 것을 나누어 메모를 붙였다.

계절을 따질 필요는 없지만 반팔과 긴팔을 넉넉히 넣었다.

홀로 바쁜 구름비를 저만치 식탁에 앉아 성운이 보고 있었다.



"필요한 것 더 없어요? 내가 가서 사 올게요."

"아니에요. 이것도 가져가도 필요 없을 거예요. 여기에 있었던 기억도 지워질 테니까요."

말을 마친 구름비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떨구었다.

그 모습에 성운이 다가와 살며시 안았다.

"난 괜찮아요. 당신과 별구름만 괜찮으면 돼요."



구름비는 고이 잠든 별구름 곁으로 다가앉아 잠자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모든 기억을 잊더라도 하나는 잊지 않기를 바랐다.

세 사람이 함께 한 이 공간의 공기는 절대로 잊지 않기를.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세 가족이 일찍 저녁을 먹고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를 보고 있었다.

별구름을 가운데 앉혀 놓고 노는 양을 구름비와 성운이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별구름이 번갈아 보고 있었다.

조금씩 약속된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시계가 다음날로 넘어가는 12에서 큰 바늘과 작은 바늘이 겹치는 순간, 불 꺼진 거실 한쪽 어두운 구석에서 커튼이 나풀거렸다.

그리고 곧이어 3년 만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시간이 되었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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