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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Oct 25. 2022

장안산, 억새로 길고 편한

百山心論 7강 7장 68산 장안산


가을이

깊어가면


울 엄니

생각나네


어린 아들

꺾어다준


갈대꽃

송이송이


가슴에

꼬옥 안고


소녀처럼

하얗게 웃으시던.



장안산 억새


장안산(1237m)을 다녀왔습니다.


이름처럼

길게 편안한 산


억새 펼쳐진

대평원


층꽃나무 흐드러진

포근하고

완만한


천천히 오르고 내려

충분한 힐링 채워갑니다



정상가는 길


서울서 3시간

굽이굽이 돌아

욤이 춤춘다는 들머리 '무룡고개'

버스가 이미 900m

7할을 올라왔습니다.


스산한 바람

뒹구는 낙엽

흔들리는 나무

휑하니 높은 하늘


가을이 한창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장안산(長安山)은 소백산맥이 남덕유산·육십령을 지나 백운산에 이르는 전북 장수군에 있는데,

여기서 서북류하면 금강, 서남류하면 섬진강이 되고 동남류하면 낙동강이 된답니다.


들머리 무룡고개는 용이 춤을 춘다는 뜻으로,

용이 춤을 춘다는 은 산형이 힘차고 재주 있게 생겼다는 말이라지요.


장안산은 호남과 호서의 조산이며 진산이고

지리산의 부산이 되는데, 장안산 이하의 산경이 연맥하여 호남정맥이 형성되고 호남정맥은

남북으분맥 하여 부여, 임피, 옥구, 부안, 목포,

영수, 광양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전라북도 토탈관광)



억새평원에 흘러가는 지리산


쎄한 바람

떨어지는 낙엽 보니


혼산이 편하긴 하지만

갑자기 

쓸쓸하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한 발 오를 때마다

깊어지는 가을

 

편안하고 포근한 햇살

평지처럼 이어지는 길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광활한 억새 평원 너머


겹겹이 흘러가는 산그리메

멀리 지리산 웅장한 모습 펼쳐집니다.



억새평원과 지리산 산그리메


초딩 시절

엄니 기뻐할 기대로

갈대 억새 꺾으며 설레던 


푸른 하늘 맑은 햇빛


바람에 서고

바람에 흔들리는

조금 덜 핀 억새

반짝반짝



억새억새


억새평원 사이


정상 향하는

외로운 길 하나


구름으로 가는 계단인 양

꿈틀꿈틀 이어집니다.



정상 가는 길


구름 바삐 흘러가는

너른 정상

튼실한 정상석


호남 준령 사방 에워싸고


하늘로 숲으로

향해 뻗은 길

안내 목 하나


삶의 구비에도

이정표가 있었다면.



정상 풍경


중봉 하봉으로 내리는 길


낮잠 같은

따사로운 햇살

나른 나밟히고


보라보라 층꽃나무 지천인데

홀로 핀 단풍

풍상 겪은 나무들

또 다른 시간 살아갑니다.



하산길 풍경


발 닿는 곳마다

넘쳐나는 가을


호젓한 오솔길

동네 뒷산 마실 하듯 폭신폭신


장안산에선 귀한 바위 한 덩이 지나

급한 내리막 이후 만난 날머리



날머리  인근


장수로 향하는 지방도로

한가로운 포장길

'용림제' 비친 풍경 감상하며


부족한 산행

알바삼아 수십 분 더 걷다 돌아옵니다.



용림제


버스시간 넉넉하여

덕산 계곡 발 담그고

한참을 쉬었습니다.


길고() 편한() '장안산',

이름과 참 잘 어울리는 산입니다.


엄니같은.



덕산계곡


*2022년 10월 7일 맑고 푸르른 가을 편안한 혼산이었습니다.

*무릉고개~억새평원~정상~중봉~하봉~당동삼거리~덕산계곡~연주버스정류장 총 13.4km 4시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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