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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Nov 03. 2022

조계산,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百山心論 7강 9장 70산 조계산



잊으려

잊으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걸어도

걸어봐

닳지조차 않는


맷돌 같은

기억 한 덩이



내려놓지

않으면


내려놓지

못하


어이

견디고


어이

살아가려나



장군봉


조계산(887m)을 다녀왔습니다.


곱게 내려앉은 단풍


천년고찰 선암사에서

승보사찰 송광사까지


짙은 가을

깊은 계절 만끽했습니다.



선암사


산악회 버스로 사당역 출발

단풍객들 정체되는 고속도로

거의 5시간 달려


갈대 반짝이는 상사호 지나

멀고도 먼 남도 순천 조계산 닿았습니다.


서울보다는 한결 따듯한 기운

거리마다 탐스러운 감 주렁주렁

등산로엔 막 피어난 단풍이 한창입니다.




조계산 입구


계곡길 따라 산객들 넘쳐나고


승선교 아치형 다리 사이

신선이 놀았다는 강선루

한 폭 그림 되어 펼쳐집니다.



승선교와 강선루


조계산은 전남 순천시 송광면·승주읍·주암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소백산맥 말단부에 위치하며, 광주 무등산, 영암 월출산과 삼각형을 이루고 있으며, 산 전체가 활엽수림으로 울창하고 수종이 다양하여 전라남도 채종림(採種林)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동쪽 사면으로 흐르는 계류들은 순천 경유하여 남해로 흘러가는 이사천과 합류되고, 서쪽 사면으로 흐르는 계류들은 송광천이 되는데, 고온다습한 해양성 기후 영향으로 예로부터 소강남(小江南)이라는 애칭이 있는 명산으로 동쪽 사면에 선암사(仙巖寺), 서쪽 사면에 송광사(松廣寺)가 있으며,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1979년 1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선암사


동쪽 선암사는 백제 성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하였다 하며, 현재는 선교양종(禪敎兩宗)의 대표적 가람으로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송광사와 쌍벽을 이루는 사찰인데, 선암사 경내에 이르는 길의 조계산 계류에 놓인 승선교(昇仙橋)는 하나의 아취로 이루어진 석교로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강선루(降仙樓)와 어울린 그림 같은 모습은 선암사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송광사는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절로서 불보사찰(佛寶寺刹) 통도사, 법보사찰(法寶寺刹) 해인사 등과 함께 삼보사찰에 해당하는 승보사찰(僧寶寺刹)로 16 국사(國師)를 배출한 유서 깊은 절이며, 조계산이라는 이름도 조계종(曹溪宗)의 중흥도량 산으로 되면서 송광산에서 개칭된 것이라 합니다.


송광사 천자암 뒤쪽에는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곱향나무 쌍향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선암사 입구


샛노란 은행나무 몸을 터는

고색창연한 선암사


가을 산에 안긴

단아한 천년 사찰


매화나무부터 바나나 나무까지

정갈하게 가꾸어진 천상의 화원인 듯

조계산과 어우러진 반듯반듯한 전각들

아기자기 돌담길 감탄 자아내고


멀리 장군봉 굵은 삼각선

단풍에 젖어 중후한 위용 드러냅니다.


'정월 초하룻날 똥을 싸면

그 떨어지는 소리가 섣달 그믐날 들린다'는

선암사 뒷간 지나

본격 등산로 시작됩니다.



선암사 풍경


큰 나무 깊은 삼림

부처님 새겨진 바위와

대극암 지나


완만하고 편안한

구불구불 오솔길


붉고 노란 단풍 사이

조금씩 조금씩


가을 정취 음미하며

고도 높여갑니다.



낙엽 단풍길


편하게 이어지던 길

'정상행 정석' 따라

버티고 선 마지막 된비알


밧줄 잡고 기다시피 이어진 너덜길

드디어 단풍 사이 하늘이 열리며


좁은 바위 위

두 개 정상석 장군봉


천천히지만

거의 쉬임 없이 올라온지라

점심 요기에 차 한 잔 나누며

정상을 즐깁니다.



장군봉


내리는 길에 만난 배바위


'아득한 옛날 세상 전부가 물에 잠기는 홍수가 발생하자

사람들이 커다란 배를 이 바위에 묶어 견딘 끝에 살아났다'는  전설이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선암사(仙巖寺)가 선암()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지요.


밧줄 잡고 배바위 올라보니

올랐던 장군봉과 산 전체가 조망되었었습니다.



배바위 풍경


배바위에서 거친 하산길 내려

유명하다는 보리밥집 있으나

시장기가 없는지라 패스하고

곧바로 송광사로 향합니다.


연산봉 방향 한참을 내리다가

잠깐 헛갈리는 길을

블러(등산앱)로 방향 바로 잡고

일찍 해가 가린 낯선 숲길 접어듭니다.     

                                                                                                                                                                                                                          

다시 오르는 길

전날 지형 예습 안 했으면

알바로 착각할 정도로

내려온 만큼을 다시 빡세게 오릅니다



연산봉 가는 길


쉬운 산은 없다고

특히 울퉁불퉁 뽀족삐죽 돌과

낙엽에 덮인 작은 돌알갱이들이 미끄러워

한발 한발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쉬 어둠이 내리는

깊은 산속 늦은 가을


서늘한 오후 햇살에 젖어

단풍과 낙엽 감상하며 한참을 내려

삼거리 도착 목을 축입니다.



낙엽과 단풍 한창


삼거리에서 송광사 가는 길

포근한 시골길 따라

평화롭고 풍요롭게 이어지는 풍경


나뭇잎 떨구고 까치 식량 몇 알 남긴 감나무

사철 푸른 대나무와 붉노란 단풍나무


나지막한 송광사 담벼락 따라

깊은 가을 곱디곱게 수놓았습니다.



송광사 가는 길


'차타느라 산 타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산악대장 말처럼 산타는 것보다

왕복 9시간 버스 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선 굵조계산 장군봉과

천년 사찰 선암사와 송광사의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한 산행이었습니다.



송광사


*2022년 10월 29일 산타기 좋은 푸르른 가을 컨설팅회사 사장님 전무님과 올랐습니다.

*선암사~대각암~장군봉~배바위~연산봉삼거리~송광사, 총 9.4km 4시간 50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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