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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Dec 09. 2022

두륜산, 비와 바람 단풍과 낙엽

百山心論 8강 6장 77산 두륜산


퀀텀 점프,


일어서기가 어렵지

걷고 뛰는 것은 쉽다지만



걸으며 울

울면서 걸어온 길



일어서

나아갑니다


또다시

소망합니다.



두륜산 만추


두륜산(703m)을 다녀왔습니다.


륜산 대흥사 가는 길

달마산에서 북으로 30여 분


마침 해남 농수산물 활용 음식축제인

'미남 축제'로 절 입구가 막혀

'오소재'로 들머리를 바꾸었습니다.



두륜산 능선


구불구불 산길 돌아 도착한 오소재 

갑자기 바뀐 들머리 헛갈려


오기택 님 '고향무정' 노래비 뒤로

작은 오솔길 하나 보이길래

별생각 없이 진입하였지요.


사람들 많이 찾는 길은

주차장 안쪽 '오소재 약수터'에서 출발

우측 '오심재' 거쳐 흔들바위 지나 

'노승봉' 오르는 코스인데


나중 '만일재' 가서 복기해보니

오소재에서 곧바로 노승봉으로  직진하는

지도에도 없는 길로 접어든 것입니다.



노승봉 가는길


멋진 경치는

길을 잘못 들었을 때 만난다더니


사람 흔적 별로 없는

단풍과 낙엽으로 덮인

매우 호젓한 깊은 숲


비마저 추적추적 내려

짙은 가을 정취 자아냅니다.



두륜산 가는 길


두륜산(頭輪山)소백산맥 남단에 솟아

전남 해남군 북평면 삼산면 북일면에 걸쳐있습니다.

 

두륜의 뜻은 산 모양이 둥글게 사방으로 둘러서 솟은 ‘둥근 머리산’, 또는 날카로운 산정을 이루지 못하고 둥글넓적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서 연유한 것이라는데, 대둔사지에 의하면, 중국 곤륜산의 ‘륜’과 백두산의 ‘두’ 자를 딴 이름이라고도 한답니다.


동쪽 사면은 경사가 급하고 서쪽 사면은 비교적 완만한 산세를 이루며, 연봉은 해남 산맥 혹은 두륜 산맥을 이루고 있습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다음백과)



대흥사에서 본 두륜산


편안한 육산 끝나고

가파른 돌길 시작되며

시야 트였지만


건너편 거대 절벽  암릉은

자욱한 운무에 가려

신비감 뿜어냅니다.


군데군데 아슬아슬 돌탑 보며


'소망인가, 길 안내인가?,

 아니면 길이 험하니 가면

 건드리지 않을 정도로 저어하라는 뜻일까?'


돌 쌓은 이들 마음 헤아려봅니다



신비 암릉과 돌탑


가야 할 봉우리 노승봉 아래

출렁대는 단풍 바다 


멀리서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돌무더기 암괴 덩어리

게 여울져 흐르


끊길 듯 이어지던 

너덜길 접어들자


태곳적 변함없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


발 디딜  없는

길 아닌 


돌탑도 리본으로도

길을 알릴 수 없는지라


누군가의 페인트 화살표만이

한밤 불빛 같은 유일한 방향 표식



길 아닌 길


끝없이 이어지던 너덜길 끝나자 

성긴 나뭇가지 앞을 막고


칼바위 사이 낙엽 덮여

발 디딜 곳마저 가늠할  없는데


굵어지는 빗방

세찬 바람 


몸이 젖고

마음은 휘청댑니다.



이어지는 험한 길


너덜길 끝나고 막바지 고비


밧줄 타고 오르는 길에 'X'자 표시되어있어

절벽 옆 벼랑길 따라 한참을 우회하는데

갑자기 길이 끊기고

툭 나타난 낭떠러지


'Stop-think-act',


위기관리 매뉴얼 떠올리며

잠시 한숨 돌리고

험한 길 되돌아 다시 밧줄 타고 오르니

깎아지른 암릉 사이 이어지는 작은 길


쇠사슬 잡고 짙은 운무 헤치고 나아가니

더욱 거세진 비바람 미친 듯 몰아치며

마침내 노승봉 펼쳐칩니다.



노승봉


지친 몸 달래며

봉우리 아래 쪼그려 앉아 우중 식사


정상 '가련봉' 가는 길

능선으로 이어지는

장난 아닌 칼바위


오르내리는 길 안전 위해 설치한

밧줄 쇠사슬 호치키스 발판까지는 보았어도

'손잡이' 혹은 '귀걸이'는 처음입니다.


아슬아슬 능선 오르내려

세찬 비바람 몰아치는

곰탕 속 가련봉

아담한 정상석 날아갈 듯 가련합니다.



정상


자랑스레 인증하고

두륜봉 방향 하산길 잡습니다.


까마득한 절벽

허공에 붙어있는 수직 계단

비바람에 찢겨 날아갈 듯 위태위태


허벅지 힘주고

어디를 디뎌야 하나

한 치 앞 가늠하기 힘든

안갯속 더듬더듬


문득 억새 평원 이어지더니

널따란 평원 갈림길

'만일재' 닿습니다.



두륜봉 가는 길


시간 늦어 두륜봉까지는 무리라 판단

'북미륵암' 방향으로 우틀합니다.


촉촉한 물안개 속

'만일암지 오층석탑'과 '고목나무 천년수'

그림 같은 암자 북미륵암


깊은 산

깊은 정적

깊은 가을

오묘한 분위기


비에 젖은

산객의 발길 붙잡습니다.



오층석탑, 천년수, 북미륵암


안개 젖은 두륜산


단풍은 울긋불긋

낙엽은 우수수수


만추는 서성서성

산객은 유유자적



울긋불긋


험한 산길 끝나고

대흥사 엄청난 위용 드러냅니다.


두륜산 품에 안겨

잘 정비된 천년고찰


웜메~

절이 얼마나 큰 

걸어도 걸어도 대흥사 경내

부처님 손바닥 안



두륜산과 대흥사


유성 들러 김치찜으로 속 채우고

근래 보기 드문 엄청난 폭우

서울 가는 고속도로 앞을 가려

피로가 몰려왔지만


새벽까지 이어지는 뒤풀이로

걸어온 길 복기하며


고생한 만큼

충분한 힐링 주는 여정


'3일 6산 해남대첩' 마무리합니다.



두륜산 단풍


*2022년 11월 12일 비바람 안개 자욱한 해남대첩 여섯 번째 산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오소재~너덜길~노승봉~가련봉정상~만일재~북미륵암~대흥사 총 6.2km 5시간 남짓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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