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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Mar 02. 2023

백운산, 봄물결 피어나는

백산심론(百山心論) 10강 7장 98산 백운산(광양)


몽글몽글 꽃망울

하늘하늘 꽃무리

하염없을 꽃바람


기다림 모르는 채

아쉬움 못 본 듯이 

흘러가는 꽃물결



몇 번이나

새로 볼 수 있을까?



산에 산에

피고 지는

  



신선대에서 본 지리산


광양 백운산(1222m)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마주보

광양만 바라보는

섬진강 흘러흘러

멀고도 먼 남도의 고봉준령


서울서 4시간 달려

들머리 진틀마을 도착

싸한 바람에 묻어나는 포근함


'봄은 분명 남쪽에서 오나 봄'


산불방지 기간으로 능선 출입금지되면서

정상에서 억불봉과 노랭이재로 이어지는

12km 종주길 대신


숯가마터 삼거리에서

신선대와 정상 상봉 오른 후

원점회귀하는 7km 올가미 코스로 대체


멀리 솟은 갈색 능선

병암계곡 물소리 들으며

바람 떠가듯 나아갑니다.



병암계곡과 산정능선


새끼 고로쇠 즐비한 마을 동산

깊은 숲 가득 우거진 조릿대


나무뿌리 아프게 드러난 흙길  

차츰 거칠어지는 산길



초입 오르막


링거 꼽듯 고로쇠 채취 검은 호스들

저리 뽑아내도 나무에게 괴않을까?


옛날 허리 다친 도인이

고로쇠나무 물먹고 벌떡 일어나

뼈에 좋은 물(利水)로 알려진 


특히 백운산 고로쇠가 유명하여

봄날이면 수액 뽑히는 고로쇠나무들


서로에게 이로울 정도만 하면 좋으련만



고로쇠 채취


함부로 널브러진 거친 너덜


수십 년 전 이맘때쯤

귀밑머리 푸르던 젊음 주체 못 해

딸랑 800원으로 청량리역에서 소주 한 병 챙겨

18박의 설악산 무전여행 함께 하고

지난 가을 3일 6산 남해대첩도 같이 했던

오랜 친구와 둘이 이야기꽃 피웁니다.


'남도의 산에는 왜 이리 돌들이 많을까?


'그러니 산이 되었겠지,

 아니면 다 바다에 빠지지 않았을까?'


킬킬대며 우문현답


뾰족 죽 솟은 바위

길 찾아 오릅니다.



너덜길


숯가마터 삼거리

신선대 방향 좌틀하여

시작되는 빡센 된비알


봄햇살에 뒤틀린

음지녁 고드름의 웅크림


산비탈 걸음걸음

어른거리며 밟히는 것

그림자인지 아지랑이인지



봄이 오는 길


신선대 오르는 길


험악한 암릉사이 그대로인 얼음눈

조심조심 한 뼘 벼랑 올라서니

잡힐 듯 다가서는 너른 풍경


백운산 정상과 굽이굽이 섬진강

광양만과 남해바다

천왕봉 반야봉 장쾌한 지리산 주능선



신선대에서


신선대 내려 정상으로


흰구름 머무는 백운산 상봉


실구름 흘러가는 총명한 푸른 하늘

사방팔방 이어지는 산그리메


싱그러운 바람

젖은 심신 말리며

그리움 하나 날려 보냅니다.



백운산 정상


백운산은 남 광양시 다압면·옥룡면·진상면 

경계에 있는 소백산맥의 산으로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호남정맥을 완성하고 섬진강 550리 물길을

마무리합니다.

  

북으로 지리산 천왕봉·노고단·반야봉이, 남으로는 광양만이 있고 전 사면이 비교적 급경사를 이루어 동쪽과 서쪽 사면에서는 각각 동천과 서천이 발원하여 남해로 흘러든답니다.


여순사건과 6·25 전쟁 전후하여 '백운산 살쾡이'로 불렸던 공산당의 소굴이기도 했으며, 서울대 농과대학의 연습림이 있고, 1,000m 이상의 기슭에서 자라는 고로쇠나무숲이 울창합니다(다음백과, 나무위키).


BAC 100대 명산에 동강과 광양 백운산 두 군데가 있는데, '백운(白雲)'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산이 남한에만 자그마치 50여 곳에 이르고, 점집이나 작명소 이름으로도 백운이란 단어가 자주 쓰인다지요.



정상서 본 지리산 주능선


내리는 길

가파른 돌길 이어졌지만


오후 햇살 한창인지라

더욱 따듯해진 남도의 산


리듬 타고 내딛는 발걸음

가볍게 가볍게 이어지고


흐르는 계곡물 

반짝이는 조릿대


포근한 봄날

더해지는 나른



내리는 길


날머리에서 올려다

푸르게 푸르게 빛나던

남도의 하늘 뒤로 하고


친구와 나누는 해장국에 소주 한잔

8시간 이동 5시간 산행

장거리 피로 깨끗이 풀어줍니다.



남도의 하늘


*2023년 2월 21일 맑고 푸르른 날 산악회버스 타고 친구와 둘이 올랐습니다.

*진틀마을~숯가마터~신선대~정상~삼거리~숯가마터~진틀마을 총 7km 4시간 50분 먼 남도의 봄나들이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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