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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콘 Oct 07. 2018

Crazy, Stupid, Love


전 세계 문화가 다르고, 각자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모두가 한결같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인류가 생겨난 후로부터 '사랑'에 대한 주제는 끊임없이 지속되어왔다. 사실 멀리서 바라보면 비슷한 이야기들 같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은 늘 달랐다. '사랑'이라고 모두가 말하지만 모두의 '사랑하는 법'이 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문득, 사랑의 정의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네X버 사전을 찾아보면 사랑에 대한 사전적 의미가 6개가 나온다.  귀중히 여기는 마음, 아끼는 마음,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 그리워하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 등 비슷하지만 조금씩 그 주제가 다르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말하는 단어는 20만 년의 인류가 지속되는 동안에도 완벽하게 정의되지 않은 추상적인 마음이다.



영화 'Crazy, Stupid, Love'는 우연한 기회로 보게 되었다. 며칠 전 다시금 영화 '노트북'을 보게 되면서 배우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를 찾다가 이 영화를 발견했다. 그 당시에는 Netflix에 해당 영화가 존재하지 않았다. 나중에 기회 되면 봐야지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영화는 Netflix에 등록이 되었고, 한가한 일요일에 나는 숙제처럼 영화 'Crazy, Stupid, Love'를 보게 되었다.


영화 'Crazy, Stupid, Love'는 라이언 고슬링이 아닌 로맨틱 코미디 전문 배우인 '스티브 카렐'이 주연으로 나온다. 미국의 평균 이혼율이 20%에 달하는 2011년에 영화는 개봉되었다. 왜 처음부터 이혼율 이야기를 하는가? 예상했을지도 모르지만 영화의 시작은 '스티브 카렐'이 이혼을 하면서 시작한다.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20년 넘게 같이 산 칼(스티브 카렐)에밀리(줄리안 무어)의 삶은 어딘가 적막했다. 둘의 데이트 이후 에밀리는 다른 남자와 잤다면서 이혼을 요청하게 되고, 칼은 우울한 나날을 술로 위로하게 된다. 약간은 찌질해 보이는 칼을 본 제이콥(라이언 고슬링) 칼에게 다가가서 여자들을 유혹하는 기술을 알려주면서 친분을 다지게 된다.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한 칼과 늘 새로운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바람둥이 제이콥의 이상한 친구 관계가 시작되고, 칼은 점점 제이콥을 닮아가면서도 전 부인 '에밀리'를 잊지 못한 생활을 유지하게 된다. 아들의 상담 때문에 에밀리와 만난 칼의 대화가 사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했다.


"당신이 한 일에 정말 화가 나, 하지만 나한테도 화가 나, 차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당신을 위해 싸워야 했어"


영화 초반에 이혼하자는 에밀리의 말을 더 듣기 싫어서 차에서 뛰어내렸던 칼은 그 순간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 싸우면서 해결을 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선 사전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끼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외에도 쟁취해야 하는 열정이 필요한 법이 아닐까?



또 다른 주인공 제이콥(라이언 고슬링)은 늘 가벼운 사랑을 했다. 매일 밤을 같이 보내는 여자가 바뀌다가 한나(엠마 스톤)에게 반하게 된다. 제이콥과 한나의 첫날밤은 몸의 관계가 아닌 깊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한나와 제이콥의 대화 중 와 닿았던 한 가지가 있었다.


"나한테 사소한 것을 물어봐줄래?"


사랑은 정말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이 된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이유를 매우 정확하고 자세하게 말할 수 있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를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다. 사랑은 이야기할 수 없는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번지기 시작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뒤덮는다. 제이콥은 한나에게 사랑을 느끼고, 바람둥이였던 나날들을 한 사람을 위해서 쏟아붓기 시작한다.



여러 작은 에피소드들이 합쳐지면서 영화가 끝이 나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Crazy, Stupid한 면모는 많이 보여주지 못한 듯했다. 사랑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미칠 수 있어, 사랑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바보 같은 짓을 할 수 있어 같은 정말 영화 같은 행동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그러니까 현실에서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적당한 미침과 바보 같은 짓들을 통해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



사실, 사랑에 있어서 가장 바보 같고 미친 짓은 내 사랑이라 생각이 되는 사람을 두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사랑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멈추는지 우리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내 모든 것을 바칠 사랑이 누구인지는 알 수 있다. 사랑은 대단하고 아름다운 것이지만, 굉장히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기억된다. 데이트 첫날 민트 아이스크림을 사준 것을 여전히 기억하는 칼과 에밀리처럼, 우리들의 사랑은 굉장히 사소한 행동들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까, 사랑해라. Crazy하고 Stupid하게, 조금 모지리면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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