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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콘 Aug 01. 2018

왜 너만 잘 사는거 같을까?

질투하는 내가 없어보이니..?

   오래된 친구들이랑 모임을 가지게 되면 연례 행사처럼 지난 연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사랑에 다쳐 아픈 시절, 서로가 곁에 있어주면서 성장했었기에 시간이 지난 지금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웃어도 웃는 것은 아닌 것만 같다. 앞자리 3이 넘어가면 가슴 시리게 좋아했던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창피한일도 숨길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불타오르던 그 시절 가슴 찢어지게 누군가를 좋아했으니까. 헤어지고 한 동안은 힘들었고, 또 한참 뒤에는 소식을 들어도 괜찮았다. 내 곁에 새로운 누군가가 있던 없던간에 웃어 넘길 수 있었고 잘 살기를 기도했다. 


근데, 참 웃기기도 한 것이 마음에도 주기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경제곡선을 그릴 때 (경제학과니까) 0을 기준으로 위로 아래로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같은 선을 그리게 된다. 호황기부터 불황기까지 나타내면서 경제의 주기가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주기가 사람의 마음에도 상황별로 나타나는 지를 알게된건 얼마 되지 않는다. 어떤날들은 여러 이야기를 들어도 괜찮다가도 또 어떤날들은 마음 한구석이 착잡해지면서 씁쓸한 미소가 지어지게 된다.



   왜 여전히 내 친구들은 아무런 연관 관계가 없는 지난 연인들의 소식을 알아오는지 알 수가 없지만, 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너만 잘 살고 있는 것 같을까. 분명 나는 당신의 행복을 빌었고, 당신이 잘 지내길 진심으로 소원한다. 당신의 웃음이 영원하게 지속되길 원하고, 시간이 지나도 아름답게 주름지길 원한다. 


하지만, 당신의 행복한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상대적으로 내 행복이 초라해진다. 분명 나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거 같았는데, 이상하게 당신의 행복은 내 행복보다 커 보인다. 아마도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편엽하고 작은 내 마음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곁에서 행복한 모습이 어쩔 수 없이 씁쓸한 것은 아마 내가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조금은 나이가 들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분명 그 사람을 미치도록 사랑했었다는 과거형이 너무나 아플 것이다.


   모든 인연은 현재 아니면 과거가 된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는 분명 현재에 있었는데, 과거가 되어버렸다. 그랬었지가 아니면 이야기할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과거는 그저 과거에 묻어두고 지난 연인이 아무리 별로였건, 좋았건간에 그저 행복을 빌어주자.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실 비교자체가 안되지만, 인간의 마음은 가끔은 너무 좁기 때문에 질투가 날지 모른다. 왜 늘 너만 잘 사는 것 같을까? 그건 내 친구들이 당신의 좋은 소식만 들고 내게 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 역시 슬픈 소식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언제까지고 당신의 소식을 들을 것 같다. 가끔은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고 가끔은 왜 너만 잘사는 것 같냐라는 생각에 술잔을 기울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당신의 행복이 영원하고 오래가길 기원한다. 근데, 궁금한게 하나 있다. 가끔 당신이 내 소식을 듣고 같은 생각을 할까? 하는 그런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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