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연애 소설 4

E04.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니

by 구콘

'사람의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 라는 유명한 영화의 유명한 대사가 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영화인데도 여전히 사람들의 입가에 오르락 내리락을 하는 것을 보면, 다들 저 대사에 공감을 한다는 뜻이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이제는 저 말이 늘 옳다라고 생각을 한다. 사회는 생각한 것과 다르게 매우 냉정했으면서, 친절을 베풀면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나도 예전에는 이렇게 부정적인 사람이 아니었는데 싶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변하게 되었을까

"뭐... 하시는 거죠?"

내밀어진 카드, 그리고 약간은 홍조기가 가득한 그녀를 보면서 나는 조금은 차갑게 말을 했다. 직원은 당황해서 어찌할줄 모르고 있었고, 그녀는 애써 내 시선을 외면하는 듯 했다.

"제가 옷을 사게 만들었으니, 제가 지불하는게 맞는...거 같아 보여서요."

냉정하고 차가운 내 말투 때문이었을까, 처음과는 다르게 기가 죽은 그녀의 목소리에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나란 놈도 꽤나 속이 꼬여있는 놈인가 보다. 한숨을 쉬면서 그녀의 카드를 조심스럽게 밀어냈다.

"하아, 마음은 알겠습니다. 마음만 받을게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건 조금 아닌거 같아요."

당황하는 직원에게 내 카드를 내밀면서 계산을 요청했다. 어물쩡하게 내 옆에 서있는 그녀가 직원도 나도 퍽이나 난감했다. 이런 상황도 처음이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를 해야하는지도 몰랐다.

"그...그래도. 뭔가 사죄를 드리고 싶어요. 이러면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할 것 같아서..."

이제는 조금 울먹거리는 듯한 모습에 또 한 숨이 나온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녀를 처음으로 제대로 보았다. 아직은 어린듯한 외모가 사회에 나온지 얼마 안된 듯 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굉장히 교육을 잘 받았나 보구나 싶었다.

"정말 괜찮습니다. 제가 입을 옷이고요. 하아, 이 근처 회사 다니세요?"

"네! 네넵! XX빌딩에서 일하고 있어요."

울먹거리다가 초롱한 그녀의 눈빛이 살짝 귀엽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일까. 어쨌든 상황을 정리해야했고, 내가 무슨말을 하지 않으면 그녀는 계속해서 나를 괴롭힐 것 같았다. 해결책이 필요했다.

"저도 이 근처 회사 다니고 있어요. 그럼 점심을 맛있는 거를 사주세요. 그걸로 되었죠? 이 명함에 있는 번호로 연락드릴게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꼭 연락을 해달라는 말을 하고 길을 떠났다. 큰 일을 처리한 것만 같은 기분에 안도의 한 숨이 나왔지만, 가장 큰 일이 남아 있음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건 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도무지 인생이라는 것은 내 뜻대로 되지도 않고, 내 생각대로 진행되지도 않았다. 왜 자꾸 한 숨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