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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콘 Aug 13. 2018

준비없이 비를 맞은 것 처럼

사는게 다 그런거지


무더위에 잠에서 일어나 출근을 하는데 하늘이 좋지 않다. 비가 온다고 했던 이야기는 없었는데, 혹시 우산을 가지고 다시 내려올까 하다가 마음을 접고 걸음을 옮긴다. '설마 비가 오겠어?'라는 마음을 한가득 안고 출근길 버스에 몸을 담았다. 한참을 가다가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고, 버스에 내려서 회사로 도착할 때 까지 떨어지는 비를 맞아야했다. 비를 막아줄 무엇도 없었고, 그냥 천천히 걸으면서 축축해진 몸을 이끌고 출근을 끝냈다.

산다는 것은 날씨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살다보면 갑자기 내리는 비도 있는 법이니까. 우리가 아무리 날씨를 듣고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늘 날씨가 맞지는 않다. 비가 온다고 했다가 오지 않는 날이 있는 것 처럼,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가 오는 날도 있는 법이다. 갑자기 비가 오면 우리에겐 선택지가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3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첫째, 처마 밑에 숨어서 비가 멈출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언제그칠지 모르는 비를 피하면서 갑자기 내리는 비에 젖지 않아도 된다. 둘째, 근처 눈에 보이는 곳에서 우산을 산다. 갑작스러운 지출이 이뤄지지만 그래도 비를 어느정도 막아주면서 목적지에 갈 수 있게 해준다. 셋째, 비를 맞으면서 그냥 가던 길을 걷는 것이다. 옷이 젖고, 가지고 있는 소지품들도 젖을 수 있지만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위 3가지 외에도 몇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사건이 생겼을 때는 피하거나, 대처법을 마련하거나, 그냥 받아들이거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산다는 것도 똑같다. 늘 준비하려고 하지만 준비되지 않고 갑자기 일어나는 일들이 태반이다. 소중한 누군가가 죽을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진행하려던 일들이 계획되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럴때는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피하거나, 대처법을 마련하거나, 그냥 받아들이거나이다. 


어쨋든 중요한 것은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에 우왕좌왕거리면서 판단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준비가 안되어있는 일들이 생기면 불안할 수도 있다. 경고없이 발현되는 사건들에 두렵고 겁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비는 내리고 나면 멈추듯이, 옷도 젖고 나면 다시 마르듯이 툭툭 털고 마음먹은 그 길을 다시금 걸어갈 수 있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우리가 살면서 기대하는 일보다 기대하지 않은 일들이 더 많을 텐데, 그때마다 걸음을 멈출 수 없지 않은가. 언제나 목적지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길을 잃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이 젤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비 좀 내리면 가끔은 맞아보자. 그래야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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