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그래서
바람이 머무르지 않는 이유는
두려워서이다.
자신이 멈춰섰을 때
발밑에 그림자가 없을까 겁이나기 때문이다.
그 어떤 시간에도 멈춰서지 않으면
그림자가 없어도 있다고 믿고 살 수 있으니까
사랑이 머무르지 않는 이유는
사랑해서이다.
사랑은 아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 그림자가 생기면
일어날 인간의 본성을
그 추악하고 검게 타오르는 달콤한 속삭임을
사랑은 긴 눈물과 함께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랑은 발길을 멈춰
문신같은 그림자를 새겨두고는
그걸 추억이라 부르라 말했다.
입안에 맴도는 이름은 그렇게 다 개명되어
그림자로 각인된 후 삶에 눌러 붙어버렸다.
물었다. 사랑에게
추억에 그림자가 새겨지면 그 이름은 무엇인지
나는 뭐라고 불러야만 하는지
사랑이 답했다.
당신의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