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역사의 단상
어머니 오늘도 날이 춥습니다.
바람만 불면 시리는 몸뚱이는
집 떠난 이후 습관처럼 쓰라리기만 합니다.
어제는 옆집 순이의 56번째 기일이었습니다.
살아서 같이 집으로 가자던 순이는
눈도 감지못하고 목이 잘렸습니다.
먼 곳을 쳐다보던 순이의 눈은
아마 다시 밟지못할 고향을 향했겠죠
그렇게 떠난 꽃잎들이 몸에 문신처럼 새겨져
차마 죽지도 못하고 지금까지 살았습니다.
어머니, 자손도 남기지 못하고
집안에 먹칠을 한 불효녀로
살아생전 어머니 산소도 가지못하고
고향 근처도 가지못한 저를 용서하시와요.
우리의 전쟁은 허무하게 끝이났습니다.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잘려나간 꽃들을 위해
그들은 숫자를 넘겨받고 악수를 했습니다.
우리의 아우성은 그때도 지금도 들리지가 않습니다.
어머니
그 겨울, 어머니의 시래기국이 그립습니다.
배부르진 않아도 그 곳엔 사랑이 있었을테지요.
어머니의 얼굴이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찬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어머니의 손길은 따뜻했던거 같습니다.
어머니, 이제 곧 어머니께 가겠습니다.
긴 시간 고향을 겉돌던 못난 딸이지만
한 번 안아주시렵니까
제 눈물 받아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