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연애 소설 6

E06. 곤란하네

by 구콘

S는 과한 표현을 하지 않는 여자였다. 언제나 침착했고 신중했다. 세상의 모든 흔들림이 그녀의 앞에만 가면 잔잔해지는 샛물처럼 고요해질 것만 같았다. 그런 그녀가 좋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조용한 것 같아 보이지만 굉장히 자주 흔들리고 방황하는 아이였고 S는 이런 나와는 다르게 굉장히 말괄량이처럼 보이지만 (가끔 굉장히 말괄량이지만) 차분한 여성이었다. 그런 그녀의 터질듯한 감정의 표현은 나로써는 꽤 신선하고 놀라운 충격이었다.


"그냥 보고 싶어서"


그 말 이후 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그녀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뚝 떨어지는 단발부터 이마를 따라서 내려오는 콧선이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엷게 붉어지는 볼과 귀에 달린 귀거리는 그녀만에 소화할 수 있는 물건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오빠는?"


폭풍같은 마음의 감정을 다 잡았는지 S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너는 그래서 왜 여기로 나왔느냐'를 묻는 거겠지. 목이 탔다. 눈 앞의 와인을 한잔 마시고 테이블 보를 따라서 시선을 움직여 S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사과하려고"


짧은 대답이었지만 S는 모든 것을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없이 잔을 마주치고 때맞춰 나온 파스타를 먹었다. 우리사이에 더 이상의 대화는 없어도 되는 듯 했다. 어제의 일은 마치 하룻밤 불장난처럼 기억 속에 덮어두기로 합의한 것 같았다. 사소한 대화를 나누고 그녀는 또 이러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엄포를 내었다. 나는 그저 모기처럼 "미안"을 뱉었을 뿐. 음식을 다 먹어갈 때 쯤 그녀는 궁금한 것이 있는 듯이 포크를 놔두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나저나, 오빠 옷이 왜그래? 출근복장은 아니잖아? 나 때문에 그런것은 아닐테고..."


평소와는 다른 복장에 S는 호기심을 내뿜었다.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오는길에 있었던 사소한 해프닝에 대해서 설명했다. 당황했고 조금은 불쾌했다는 말로 마무리를 했지만 S의 표정은 무언가 오묘한 표정이었다. 흥미로워하면서도 숨겨진 표정이 무언지 몰라서 대답을 바라는 표정으로 S를 바라보았다.


"흥미롭네, 이 타이밍에 라이벌인건가? 곤란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