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비틀어진 생각하기

원한적은 없었어. 단 한번도,

by 구콘

눈을 뜨자마자 생각한 건

네가 아니었다.


물론 하루를 위한 기도 같은 것은

더욱더 아니었다.


아침마다 찾아오던 까마귀는 날개를 잃은 듯

소식이 없었을 뿐


새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줄 수 있는 건

나무 그날 아래 들려주는 노래일 텐데

내가 너를 사랑한다면 줄 수 있는 건

눈빛 한 방울과 손길 한 움큼뿐이겠지

너는 그것마저도 좋다고 배시시 웃어주겠지


이 정도 생각하니 어느덧 어둠이 찾아왔다.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었고, 눈을 감으면서 생각나는 것이

내일의 걱정이기보다는 당신의 얼굴이기를 읊조려 보았다.

그렇다고 당신이 날 찾아오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야.


문득, 만개한 무지개는 밤에도 아름다울까

네게 묻고 싶었다.


그래, 너는 답을 몰라도 답장을 해주겠지만

끝내 나는 묻지 않을지도 몰라

이 시는 결국 몰락하면서 무너지고

나는 몰아치는 이 빗속에서 당신이 젖기를 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