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적은 없었어. 단 한번도,
눈을 뜨자마자 생각한 건
네가 아니었다.
물론 하루를 위한 기도 같은 것은
더욱더 아니었다.
아침마다 찾아오던 까마귀는 날개를 잃은 듯
소식이 없었을 뿐
새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줄 수 있는 건
나무 그날 아래 들려주는 노래일 텐데
내가 너를 사랑한다면 줄 수 있는 건
눈빛 한 방울과 손길 한 움큼뿐이겠지
너는 그것마저도 좋다고 배시시 웃어주겠지
이 정도 생각하니 어느덧 어둠이 찾아왔다.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었고, 눈을 감으면서 생각나는 것이
내일의 걱정이기보다는 당신의 얼굴이기를 읊조려 보았다.
그렇다고 당신이 날 찾아오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야.
문득, 만개한 무지개는 밤에도 아름다울까
네게 묻고 싶었다.
그래, 너는 답을 몰라도 답장을 해주겠지만
끝내 나는 묻지 않을지도 몰라
이 시는 결국 몰락하면서 무너지고
나는 몰아치는 이 빗속에서 당신이 젖기를 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