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침

2016년 어느날

by 구콘


아침. 네가 준 편지를 읽는다.
그리고 또 잊는다.
몇 마디 글들로 너를 덮고 싶었으나
가랑비로 바다를 적시는 것만큼 끝이 없어서
그냥 휘청이는 말로 짠 소금이 되어볼까 했다.
네가 준 색깔들로 무지개를 짜서
주말 내내 걸어놓고 춤을 춰볼까
네가 부른 이름들을 모아서
퍼즐처럼 어질럽히고 팔과 다리를 어긋나게 붙이고선
각설이처럼 낄낄 대볼까
우리가 헤어진 이유 사이사이에
책갈피처럼 사랑이 꽂혀있을까
그래, 당신의 이름을 불러볼 수는 없지만
슬쩍 색은 칠해볼 수 있겠지

삶을 살면서 가끔 쉼표가 필요하지만
쉼표가 너무 많으면 자꾸 뒤를 돌아보게되
떠밀려 온 것은 아닌데 읽지못한 눈빛들이 맘에 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