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었다 저무는 것이 삶이라던데
어떤 꽃은 향기가 없다.
길가에 홀로 피어났다 잠드는 저 꽃은
이름이 없다.
봄날이 따뜻하지만은 않은 이유
소외된 어떤 것들이
눈물을 뿌리기 때문이겠지
예를 들면
받아주지 않는 누군가를 향한
당신의 마음이라거나
밤을 새워 기다려도 오지 않는
상대편의 답장 같은 것들
나 혼자만이 알고
나 혼자만이 기억해주는 것들
내가 아니면 안아줄 이도 없어서
차마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들
마음 한구석 담긴 그들 때문에
봄 꽃이 만개해도
꽃비가 온 세상에 흩뿌려도
봄밤이 여전히 쌀쌀한 것이려니
그대여
따뜻한 포옹이라거나
다정한 눈빛은 바라지 않는다
그저 스쳐 지나가다
다음날 내가 져물었을 때
당신이 지나던 그 길에
한송이 붉은 꽃이 있었음을
문득 떠올려 주오
나는 그 기억만으로
다시 피어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