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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준비

미리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by 카리스마회사선배

임신에서 출산까지는 악 280일이 지나야 한다. 이 기간 동안 무엇보다 산부인과 담당의와 꾸준히

상담하며 아기와 산모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는 가급적 남편과 같이 가자. 바쁘다고 할 때마다 혼자서도 괜찮다며 병원에 다니면, 임신의 어려움도 체감하지 못하고, 아기 성장과정의 공감대도 안 생긴다. 두 손으로 허리 떠억 받치고 부축받으면서, 병원문을 열라 당당히 말하라. 뱃속 태아 사진도 같이 보고, 담당의 의견도 같이 듣고, 꼼꼼히 메모시켜라. 바쁜 남편을 배려하지 말고, 임산부 자신이 배려받아야 한다. 담당의를 막상 만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으니, 병원 가기 전 아주 사소하고 궁금한 것도 꼼꼼히 메모했다가 질문하자.


병원이나 보건소 출산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출산과정, 호흡법, 신생아 돌보기 등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또한 남편과 함께 해야 한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중 어떤 방식으로 출산하고 싶은지, 진통 시 누가 곁에 있을 건지, 분만 시 특별히 원하는 사항이 있는지도 담당의와 상의하라. 유튜브, 육아서적,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되, 참고만 하라. 알면 도움이 되지만, 정보과잉으로 오히려 두려움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입원가방, 아기용품, 수유용품 등 출산 준비물도 미리 준비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꼭 말해주고

싶은 건 비싼 걸 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두 아이 모두 배넷 저고리를 제외하고 모두 중고품으로 키웠다. 중고 플랫폼에서 2~3만 원이면 수십여 벌의 옷과 목욕용품을 구할 수 있었다. 배넷저고리만 사 입히고, 아들은 파란색, 딸은 분홍색 비치타월에 둘둘 말아 키웠다. 이제는 많이 낡아 구멍이 숭숭하지만, 결혼할 때 기념품으로 주려한다. 신생아 때는 자고 나면 쑥쑥 자라니 비싼 새 옷이 정말 필요 없다. 목욕용품도 깨끗이 소독해서 재활용하면 된다. 요즘은 아이를 적게 낳기 때문에 중고도 새 거나 다름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돈을 꼭 써야 할 때가 금방 온다. 그때를 대비해 브랜드도 모르는 영유아한테는 돈을 쓰지 말자. 필요한 게 있으면, 선물하려는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하면 된다.


출산 후 산후조리도 미리 계획해 두어라. 산후조리는 산모 건강회복에 매우 중요하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며 몸을 회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예전에는 없었던 산후조리원이 요즘은 당연시되었다. 출산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회복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마사지, 좌욕, 찜질도 받을 수 있으며, 영양가 있는 식사로 건강회복에 전념할 수 있다. 신생아를 처음 돌보는 초보 부모에게 아기 안는 법, 수유자세,저귀 교체, 목욕시키기 등의 기본적인 육아지식도 배울 수 있고, 아기를 신생아실에서 돌봐주니 밤에도 충분히 잘 수 있다. 그러나,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고, 정해진 스케줄을 따라야 하니 맞춤형 케어를 받을 수 없다. 무엇보다, 집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니 더 크게 어려움을 느낀다. 나는 엄마가 1~2주 정도 머물면서 도와주셨다. 따뜻한 밥상을 받고, 예쁜 아기를 가까이서 보다 보면 새삼 엄마에 대한 감사함에 뭉클해지고, 아기와의 유대감도 더욱 빨리 형성되었다. '출산한 나를 위한 선물'이라는 산후조리원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여건, 주변 가

족의 도움 정도,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되, 꼭 필수는 아니란 거다. 정신없이 결혼하고 힘들게 출산한 후 받는 따뜻한 엄마의 밥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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