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과 흡연은 절대 금물
임신 중 오리고기를 먹으면 육손이(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여섯 개)를 낳는다, 붉은팥이나 파인애플을 먹으면 유산한다, 토끼고기를 먹으면 토끼처럼 윗입술이 갈라진 언청이가 나온다. 임신 중에 주변 어르신들께 들었던 말이다. 물론 대부분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속설인 경우가 많지만, 임신은 예민하고 중요한 시기니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는 인식 때문에 생겨난 말일 것이다.
임신 중 절대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할 것은 알코올이다. 태아에게 알코올 증후군을 유발하여 성장지연, 얼굴기형, 뇌손상, 심장 및 기타 기관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알코올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직접 전달되어 중추 신경계, 특히 뇌발달에 심각한 손상을 준다. 태아 뇌세포의 성장, 이동, 분화, 연결형성을 방해하여 지능저하, 학습장애, 기억력 문제, 주의력 결핍, 충동성 증가, 사회성 부족 등 다양한 신경발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태아의 심장, 신장, 뼈 등 주요 기관의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하여 선천성 기형을 유발하고, 유산, 사산, 조산의 위험성을 높인다. 한 마디로 알코올은 태아에게 독극물 같은 것이다.
다음은 흡연이다. 흡연은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방해하여 태아의 성장을 저해하고, 자궁수축 및 양막 파열 위험을 높여 조산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미숙아는 폐, 뇌, 소화기 등 신체 기관이 완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로 태어나 심각한 건강문제와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그 밖에 태아사망률 증가, 태반이상으로 인한 산소와 영양분 공급 문제 발생, 신경발달 문제, 호흡기 질환 유아 돌연사 증후군도 유발할 수 있다. 간접흡연조차도 절대 안 된다. 흡연은 태아에게 독가스를 마시게 하는 것이다.
커피, 홍차, 녹차,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는 식품, 수은함량 높은 참치, 옥동, 상어, 나트륨함량 높은 핫도그, 베이컨, 햄, 살균되지 않은 우유, 주스, 치즈도 피해야 한다. 덜 익힌 육류나 가금류, 계란도 리스테리아균이나 살모넬라균 감염 위험이 있으니 완전히 익혀서 섭취해야 하고, 회, 육회 등 날것에는 기생충이나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배탈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냉면이나 빙수, 너무 매운 고추나 라면도 좋지 않다.
'먹는 것이 곧 나다.'라는 말이 있다.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섭취하는 음식이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존재 자체에 깊숙이 영향을 미친다는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니 뱃속 아기는 오죽하랴? 임산부가 먹는 것이 바로 아기가 된다. 아기의 세포와 조직의 재료가 되어 뼈가 되고 살이 된다. 임신 중에 먹는 단 한 잔의 술도 태아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잔인데 뭐~'하는 안일한 생각을 떨쳐 버리자.
세상에 태어날 소중한 우리 아기를 위해, 매끼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균형 잡힌 식단을 찾아 먹자. 균형 잡힌 식단은 면역력을 강화하고 각종 질병으로부터 아기 몸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약은 의사와 상의한 후에 복용하는 것도 잊지 말자. 좋은 것만 먹고, 아름다운 것만 보고, 착한 생각만 하면서 280일을 보내자. 천사 같은 내 아이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