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낭독하는 명랑한 할머니가 되고 싶어
햇살 좋은 마당에 빨래를 널어두고 그 옆 둥그런 탁자에 앉아 향기로운 차를 마시며 동네 할머니들과 고전 낭독을 하는 것. 우리의 낭독 소리가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에 맞춰 너울지며 흘러가기를 바라는 것. 고전낭독하는 명랑한 할머니가 되는 것, 이것이 제 작은 꿈입니다.
저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K장녀’로 태어났습니다. 남동생의 대학 진학을 위해 여상에 진학했고, 첫 월급 12만 원으로 시작 된 직장생활 동안 친정집 살림에 보탰습니다. 우연히 친구 결혼식에서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져 옥탑방에서 신혼을 시작했죠. 두 아들을 낳아 기르며 IMF 외환 위기로 남편 월급이 동결되자 다시 일터로 나가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한 억척스러운 여자. 연로하신 양가 부모님과 아직 결혼하지 않은 자녀들 사이에서 노후까지 준비해야 하는 '마처세대'의 삶이 바로 저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마냥 힘들고 고된 삶의 여정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스무 살, 친구들과 놀러 간 민박집에서 우연히 만난 주인아저씨의 제안으로 시작한 자원봉사는 제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장애와 비장애의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사물놀이를 배웠고 그들과 공연을 하면서 자원봉사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결혼 후에는 남편과 아이들까지 함께 참여하며 가족 봉사 단체로 이어졌고, 세상에 소외된 장애인, 양로원, 고아원을 다니며 35년간 봉사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처럼 '낭독'이 다가왔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낭독을 만나 치유를 받았고, 그 경험을 나누고 싶어 낭독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낭독은 저의 일상이자 직업, 그리고 삶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치유와 봉사의 경험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이어져 블로거와 유튜버 '난다유'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아주었습니다.
저는 매일 새벽5시에 낭독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새벽 낭독은 독서와 토론, 오늘의 한 문장을 만들어 공유하며 풍요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낭독봉사자를 위한 강의와 현장영상해설사, 북 내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직업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요즘,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나로 스펙트럼을 넓혀 'N잡러'로 이어진 오십 대 여자의 소소한 이야기. 여러분도 함께 들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