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서 일하고 4000만 원 번다
아이들 때문에 시작한 재택근무였다.
IMF 외환위기로 남편의 월급이 동결되었고, 아이들 유치원비를 내려면 대출을 받아야 했다
태권도 학원을 가고 싶어 하는 아들의 간절한 눈망울을 피해 다녔다.
전업주부로 살기엔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아이와 유치원생 작은 아이를 두고 일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마침 지역에서 진행한 무료 컴퓨터 교육을 막 수료한 터라 인터넷을 활용해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일, 온라인 재택근무 교사모집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렇게 13년을 교사와 관리자로 일을 하면서, 슬슬 회의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팽팽했던 고무줄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느슨해졌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10년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에 이미 목표한계선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나마 3년을 더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책을 내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당시 재택근무는 집에서 인형 눈알 붙이는 정도로 인식되고 있었다.
내가 일하고 있었던 온라인학습사이트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눈높이, 빨간펜, 한글나라 등 방문 학습지 시장이 점령하고 있던 시절, 온라인 학습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나는 과열된 학습지 시장에 틈새를 뚫고자 온라인 학습의 장점을 열심히 홍보했다
재택근무는 전업주부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근무형태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일이 흔치 않았고 더군다나 교육 관련 일이라
내 아이와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이런 바람과는 달리 신입교사들은 오래 버텨주지 못했다
교사로 시작해 관리자로 승진하면서 성공하는 교사와 실패하는 교사의 차이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똑같은 교육을 시키고 비슷한 시간을 업무에 집중하는데 왜 받는 수수료는 다른 것일까?
재택근무 10년을 넘기면서 새로운 시야가 필요했다. 독서를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성공한 사람들이 쓴 자기 개발서를 읽으면서 목표관리와 시간관리, 마인드 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책 쓰기 강의를 찾아가고 조언을 구하면서 점차 어떤 책을 내면 좋을지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1년을 준비했다. 일을 하면서 책을 쓰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겐 지난 13년 동안 쌓아놓은 커리큘럼과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 쓰기는 새로운 출발선을 준비하는 데 마중물이 될 것이기에
책을 쓰는 동안 행복했다.
2017년 2월 책이 출간되었고, 나는 호기롭게 퇴사를 감행했다
그리고 동시에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망했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