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에 속다
사회과학서적 중 지금까지 꾸준하게 읽히고 있는 책 중에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이 있다. 우리가 설득 상황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정보를 철저하게 분석한 후 의사결정에 도달하기보다는 단 하나의 중요한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사례들을 통하여 여섯 가지 법칙으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제1법칙) 주고받기의 심리에 기초하고 있는 상호성의 법칙, 제2법칙) 심리적 일치성에 대한 압력을 이용하고 있는 일관성의 법칙, 제3법칙) 다수의 영향력에 의존하고 이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 제4법칙) 유사성 등의 조건에서 유발되는 호감의 법칙, 제5법칙) 맹목적인 복종을 기초로 한 권위의 법칙, 제6법칙) 소수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희귀성의 법칙을 말한다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자들은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보다 집중력과 마인드관리, 목표의식이 약하다. 우리는 매일 새로 들어오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상대로 온라인학습의 좋은 점을 알려주고 교육의 효과를 상담한다. 그렇기에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설득하기 위한 능력이 요구된다. 설득의 심리학 여섯 가지 법칙 중 내가 선택한 법칙은 제1법칙 상호성의 법칙이다. 우리는 고객(학부모, 학생)에게 온라인학습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무료체험기간 동안 정회원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를 제공받은 학부모는 점차 서비스에 만족감과 더불어 최선을 다한 상담교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그때 클로징이 들어가면 계약으로 이어지기가 수훨하다. 상호성의 원칙은 받은 것이 있으면 주고 싶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설득의 심리학 6가지 법칙을 연결해 일의 성과를 올렸다면, 그 반대로 실패의 경험담이 나를 덮쳤다
아주 뼈아프게..
13년 동안 재택근무를 하면서 관련 책을 출판하고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저자 사인회도 가졌다. 무언가 새로운 성공의 길이 탄탄대로처럼 펼쳐질 것 같은 기대감이 나를 흥분시켰다. 회사를 그만두고 책을 통한 강사로서 새로운 활동에 기대감을 가질 때 친구가 사업을 제안했다. 마침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적 여유도 있었기에 친구의 동업 제안에 솔깃했다.
친구는 전통체험학습장을 하려고 하는데 마침 건물을 신축하는 곳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며 자신은 전통장류를 만들고 나보고 학생들을 상대로 체험학습 강의를 해달라고 제안했다. 물론 투자는 반반으로 하기로 하고.. 남편과 친구부부, 그리고 건물주 부부를 몇 번 만나면서 구체적 사업계획을 가지면서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건물주가 중학교 주임선생님이라 체험학습과 연결이 가능하고, 신앙이 두터운 교회장로님이었다. 나는 상호성의 법칙 중 제4법칙 호감의 법칙에 따라 그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어버렸다. 무엇보다 나보다 먼저 건물주 부부를 알고 지낸 친구를 믿었고 덜컥 계약을 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뭐에 홀리지 않았나 싶게 일사천리로 이루어진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친구와 나는 건물주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건물은 하자 투정이었고(건축주와 시공사가 소송 중) 우리에게 약속한 체험학습의 기회는 우리가 준비가 미숙하다는 핑계를 대며 계속 미뤘다. 음식솜씨가 좋은 친구가 예약제로 식당을 운영하려고 했더니 건물의 용도가 변경이 되지 않아 주류판매는 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국 2년 계약기간 동안 제대로 사업도 운영하지 못한 채 임대료만 계속 나가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친구부부는 동업으로 함께 사업비를 분담하기로 했지만 갑자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결국 우리 부부가 다 부담하게 되었다.
100평이 넘는 가게 인테리어와 소품, 집기용품, 가구들을 중고나라에 헐값에 팔고 마지막 바닥을 청소하면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도대체 나이를 어디로 먹었니,,, 그렇게 세상물정 몰라서 어떡하니,, 친정엄마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였다
우울증이 찾아왔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계속 귓가에 맴도는 소리,,'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의 소리...
남편은 다시 담배를 피웠다. 늘어난 빚은 우리를 짓누르고 무엇보다 믿었던 사람에게 당한 배신감의 아픔은 나의 무능함과 더불어 따라다녔다. 처음엔 나를 걱정하던 아이들도 엄마의 눈치만 보며 슬슬 피해 다녔다.
몇 달을 집에서 칩거하면서 모든 연락을 끊고 지낸 어느 날, 물을 마시려고 주방에 가려고 아들방을 지날 때였다. 외출한 아들 책상 위에 노트북이 켜져 있었다.
무심히 포털 속 내용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우연히 눈에 띄게 된 것이 낭독봉사자 모집공지였다. 마침 집에서 가까운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부분이라 관심이 생겼다. 그때 내가 든 생각은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살고자 애쓰는데,,,' 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위안을 받고 싶었다
나에게 낭독봉사는,
이기적 봉사였다
낭독치유를 받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