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소설]다자녀 가장의 삶에 관하여
"왜 이렇게 몸이 찌뿌드드 하지?"
아침부터 아내가 몸이 부서질 듯하다며 넋두리하길래 아주 자연스럽게 답했다.
"그건 당신이 탁구에서 졌기 때문이야."
아내는 그게 무슨 말이냐며 피식 웃고 말았다.
탁구 실력이 일취월장한 아내는 이제 웬만해서는 이길 수 없다. 1부 리거 직장 선배가 선물로 만들어준 수제 라켓 두 개 중 무거운 것을 아내가 선택했는데 이제 완전히 적응했는지 그야말로 날아다닌다.
스핀은 당구공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이고 스피드는 배드민턴 셔틀콕 내일 오라고 할 정도다(탁구공에 얼굴 맞고 이 나갈 뻔).
몸을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움직일 필요도 없는 플레이를 구사하는데, 어찌나 공수가 능란한지 백약이 무효하며 속수가 무책이다.
그런 아내를 삼일 연속 '발라' 드렸으니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했다.
그랬던 아내가 하루 뒤 다른 말을 했다.
"어, 진짜 몸이 하나도 쑤시지 않아."
그날, 아내에게 세트 스코어 5 : 10으로 처절하게 발렸다. 아내의 몸이 상쾌하면 됐지, 내 몸뚱어리 하나 어찌 되는 건 문제도 아닌 것 아닐까? 오늘 저녁 진수성찬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