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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수입이 뭔가요

투자자가 보는 글

by 가리느까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의 사례는 온통 '날리는' 것투성이다.

이때 날린다는 것은 (바이든이 날리는 종이비행기가 아니라) '포기'를 말한다.

즉,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다른 선택의 가치'를 기회비용이라고 정의한다.

주말에도 출근해서 돈을 벌 수 있는데 친구들과 놀러 갔다면, 가치가 아니라 진짜 비용을 날린 것이고,

10,000원으로 책을 샀다면 커피와 베이글로 배를 채울 수 있는 기회비용을 날린 것이다.


그간 기회비용을 오인했다.

정상 출근할 때 드는 톨비에 기름값이며 안 먹어도 강제로 공제하는 점심 식대 대신 사외 출장을 신청함으로써 지하철비와 빵값으로 비용을 줄였다.

그러면서 기회비용을 '줄였다'라고 생각했는데,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기회비용은 '날리는' 가치라고 하지 않던가.

결국 내가 한 행위는 경제적 소비 또는 합리적 소비 정도로 정의될 수 있겠다,지만 '기회비용'과 맞짱 뜰 수 있는 무언가 멋진 말은 없을까?

그래서 '기회소득'이란 낱말을 창조적으로 창의했다 싶었는데 아뿔싸, 이미 같은 용어가 있네.

기회소득이란? '가치를 창출하지만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할 때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해 주는 정책'이라고 돼 있다.

이런••••••


'비용'의 반의어를 찾아보자.

없다.

그렇다면 다시, 드는 돈의 반대말이니까...

기회수입은?

없다, 랄랄라.

'수입 기회'는 있어도 '기회수입'이란 용어는 없다.

잘 됐다.



출장지가 대구 시내이므로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되는 중고서점에 들러 책을 서너 권이나 샀으니 기회 소득이 얼마나 큰지요.

어차피 드는 여비가 굳고, 새 거보다 훨씬 싸게 책을 샀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몇 권씩이나.

앞으로 '기회수입'이라는 낱말을 자주 쓰겠습니다.

경제학자도 아니면서 주제넘어 보여도 넓은 마음으로 혜량해 주시기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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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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