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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재영 Mar 11. 2023

6. 내가 사는 곳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나의 마을의 리듬들...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 쭈욱 살던 사람이라면 오히려 스스로가 사는 동네에 더 관심이 없을 수 있다.  나는 그랬었다.


그러다 커서 독립하고 이사를 다니면서 새로운 동네를 접했는데 그제야 정서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그게 쉽사리 바뀌지는 않지만 또 그 동네 정서라는 것에 나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도 살다 보면 알게 되는 것 같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동네에는 고유의 리듬이 있다. 그것을 알면 유용할 때가 많다.


따릉이 정류소에 따릉이는 몇 시에 늘어났다 몇 시에 줄어드는지, 어느 길가 쪽에 사이비 포교꾼들이, 어느 때쯤 출몰하는지, 술에 취한 사람들이 어느 곳에 자주 토하며, 그래서 아침에 비둘기들이 거하게 식사를 하는 곳이 어디인지 하는 그런 리듬말이다.ㅋㅋ


주차장은 어디가 비어있고 어디가 상습불법주차지역인지 어디가 맛집인지 어디가 아침에 여자손님은 받지 않는 차별이 있는 음식점인지 그런 것들을 알게 된다.


고양이들이 밥을 먹는 곳도 알게 되고 벚꽃이 예쁜 곳도 알게 된다. (난 고양이들이 편안하게 있는 동네에 집을 구하는 편이다. 경계하는 눈치라면 폭력적인 성향의 이웃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한다.)


나는 어릴 때 내가 사는 동네를 은연중에 무시했었는데 돌아다니며 느낀 것은 단점만 있는 동네도 없고 장점만 있는 동네도 없다.


깔끔하게 정렬된 신도시는 걷기 좋고 복잡한 주택가는 자연스러운 시장이 많아 시장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공항 근처에 산적이 있었는데 토박이들이 없고 뜨내기들이 많아 뭔가 쿨한 정서가 있어서 또 깔끔했다. 같은 뜨내기 입장으로서 편안한 분위기였다.


지금 내가 사는 곳을 얼마나 알고 있냐 물으면 계속 알아가고 있다고 답할 것 같다. 서울은 인생에서 4년 뺀 나머지 인생 모두 서울에서 살았다. 그 뺀 4년 중에 3년은 인천, 1년은 캐나다였다. 서울에서도 여러 구들을 돌아다녔는데 구마다 또 분위기가 다른 것이 신기하다.


어떻게 알아가냐고 물어보신다면 대답하는 게 인지상정!!(갑분 포켓몬 로사로ㅋㅋ)


일단 문화소식은 지역 도서관을 찾아가 보거나 시 홈페이지의 문화달력을 본다.


https://news.seoul.go.kr/culture/archives/518658


이건 서울시 문화달력.


그리고 요즘은 지도 어플에 즐겨찾기 기능이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은데 카페나, 음식점 등을 내가 수요미식회 같은 프로그램의 작가라 생각하고 탐색한다 ㅋㅋ 그래서 맘에 드는 곳은 즐겨찾기 하고 자주 가는 편이다.


그리고 버스랑 지하철도 좋지만 쭈욱 걸어본다. 걸으면서 보는 게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재밌게 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갈색표지판 찾아 돌아다니기이다. 이건 방송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보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갈색 표지판이 문화재 같은 거를 알려주는 표시라고 한다. 그 표지판 있으면 가보기도 하고 지도에서 문화재라고 검색해서 가보기도 하는 편이다. 관광객 된 것 같고 나름 재밌다.


내가 방문하면서 찍은 겸재정선미술관의 표지판.

그리고 나는 물가를 좋아해서 나의 동네 주변에 어떤 천이 흐르는지 살펴보고 그 천 주변도 산책한다.


벚꽃 피었을 때 안양천. 평소에는 사람이 많은데 이날은 비가 와서 한적히 걸을 수 있어 좋았다.

사실 그 지역을 잘 아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지역에 사는 사람과 만나는 건데, 요즘은 사이비 종교도 많고 해서 주의하는 편이다.


심지어 회사에서 동네 사람을 만났는데 그분은 반가워서 친구 하자고 했는데 나는 혹시 사이비인가 하고 계속 관찰을 했었던 일이 있었다 ㅋㅋㅋ


씁쓸하지만 그 사람들이 동호회, 무료강습 등등... 그런 활동 등으로 접근한다고 하니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동네 불법주차나 불법현수막 같은 것, 깨진 보도블록등으로 위험요소가 발견된다면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kr.go.safepeople


 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해도 좋다. 앱 평가는 그리 좋지 않지만 동네를 더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한걸음인 것 같다.


나는 어떤 즐거운 규칙이 생기면 반복적으로 하는 편인데 산책도 그렇다. 그런데 그렇게 산책을 하면 또 반복해서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은근히 반갑다. 저 사람도 마치 칸트처럼 내가 이 시간대에 산책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그렇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ㅋㅋㅋ


이 동네의 리듬 중에 하나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 즐거운 것 같기도 하다.


이 음악의 끝이 언제일지 모르겠으나 일단은 시작.

이 동네와 즐거운 춤을 추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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