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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의 리더십, 시대의 역행

리더의 고집, 조직은 감당할 수 있어도 국민은 다르다

어제, 대통령이 또다시 파면되었다. 파면의 이유는 명확하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다시 국민을 향해 휘둘렀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늦깎이 검사'로 임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빠른 승승장구를 이룬 인물이다. 그의 평가는 늘 상반되어 왔다. 강단 있고, 대차며, 남자답고, 결단력 있는 모습은 리더십으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동시에 고집이 세고, 욱하는 성격, 상대에게 모욕감을 줄 만큼의 직설적인 태도 또한 그의 이미지였다.


그런 성향이 조직 안에서는 오히려 추진력과 통솔력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을 상대로 한 고집과 독선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조직 내부에서는 강한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어도, 민주주의의 주체인 국민을 상대로 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계엄령’과 관련한 의사결정이었다. 대부분의 참모들이 반대한 상황 속에서도 대통령은 오직 자신의 고집만으로 결정을 밀어붙였다. 이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이다. 지금은 혼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수렴하고, 때론 받아들이는 것이 더 현명한 리더십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변화는 정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리더의 뚝심과 무대포식 추진력이 회사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고집스러운 방식은 오히려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다.


물론 최종 결정권자는 대표다. 그러나 그 결정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목격한 이 사건은, 더 이상 고집스러운 리더십이 유효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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