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3교시에 인성교육 특강이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여덟 명씩 세모둠으로 나누어져 각자 다른 선생님에게로 가 수업을 받았다. 3교시가 끝나고 아이들이 하나둘씩 교실로 들어왔다.
“야! 우리 사탕 받았다.”
“아 좋겠다. 우리는 아무것도 안 줬는데.”
"우리도! 완전 재미없었어..."
아이들이 와글와글 수업 평을 하던 중, 주호가 내게로 왔다.
“선생님.”
“응?”
“강민이네 모둠 너무 부러워요. 쟤네는 선생님이 사탕도 주고 수업도 일찍 끝내줬다는데, 저희는 먹을 것도 없고, 쉬는 시간까지 수업했어요. 이거 너무 불공평해요.”
주호의 말을 듣던 내가 말했다.
“주호야, 그게 인생이야.”
그러자 주호와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마구 웃었다.
“하하하.”
“그러네. 그게 인생이지.”
"맞는 말이네."
주호는 여전히 사탕을 못 먹어 억울한 표정이었지만 더 이상 불평을 할 순 없다는 건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날 이후, 이 대사는 한동안 우리 반 유행어가 되었다.
“선생님! 저 안내장 못 받았어요.”
“그게 인생이야.”
“와하하하.”
“선생님, 오늘 제가 급식 치우는 날인데 애들이 식판을 이상하게 놨어요.”
“그게 인생이야.”
“히히히.”
아이들은 어디에나 이 말을 갖다 붙이고는 신이 나서 킥킥댔다. 역시 애들 앞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