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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Mar 18. 2018

카페에 대한 단상

우린 카페를 찾아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장기연애자들)


카페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고 찾아 다니는 걸 좋아한다고 이야기 하는 이유는 같은 곳을 두 번 이상 잘 안가기 때문이다.


딱 적당한 카페를 찾지 못해서, 라고 핑계를 대긴 하지만 분명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보통 우리가 원하는 카페는 앉아서 맥북으로 일을 하거나 책을 읽기에 좋은 높이의 테이블과 의자(너무 낮거나 높은 건 별로)  두시간쯤 있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넓이 (따라서 너무 작은 카페는 별로) 음악은 재즈나 조용한 음악 위주를 선호한다. (너무 최신가요 일색이거나 클럽 음악이거나 일렉트로닉은 별로) 죄송하지만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단체로 자주 오셔서 너무 크게 이야기하는 곳은 힘들다.. 이상하게 그분들 목소리는 귀에 너무 잘 꽂힌다. 죄송해요.. 아가들은 괜찮다. 귀여우니까.. + 커피와 빵맛은 보통 이상이면 된다.. (사실 카페베네보다 맛있기만 하면 뭐)


거기다가 창밖으로 자연이 보이면 좋고 카페 앞에 고양이나 강아지들이 돌아다니면 더 좋다.  


와이파이가 되면 좋겠고 프랜차이즈보다 아카페가 더 좋다. 적당히 예쁘면 또 좋다.


요약해보면 일하거나 책읽기 좋은 좌석, 조용한 음악, 눈치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고 적당한 소음이면 된다. 플러스 요인은 창밖풍경 정도..


헌데 뭔가 마음에 딱 드는 카페를 찾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차가 생기니까 주로 카페를 찾을 때 자연이 있는 근교로 나가고 싶어 하는데 근교에 있는 카페는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오래 앉아서 일하거나 책읽는 단골들을 대상으로 하는게 아니라 잠시 들러 커피마시고 사진찍고 인스타에 올리기 좋아하는 신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가 원하는 그런 분위기가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른데 또 동네에는 테이블 3,4개 정도 규모의 작은 카페들이 더 많고 큰 카페는 대부분 프랜차이즈거나 카페베네 분위기로 전락한 커피스미스 정도..


이렇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카페를 찾아다니는 김에 매번 새로운 곳을 가보는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카페원정대 마냥..


+ 이 글을 쓰고 몇일 뒤 아래와 같은 글을 발견했다. "한국 카페 문화의 특성상 자리 회전율이 높지 않고 사람들은 오래 편안하게 머무르길 바라기 때문에 매출을 높이기가 쉽지 않고 그에 따라 살아남기 위해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도 높게 책정 되었다는 것, 사장님들은 회전율이 높아지길 바라는데 어떻게 해야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지 않으면서도 회전율을 높일 수 있을까" 하는 유익한 글이었다.


이런 글을 읽고 나니 나는 좀 진상 고객인 것 같은 기분에 사장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결국 나같은 바램을 가진 고객들과 사장님이 공생하기 위해서는 시간제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두시간 이상 계실 분은 콘센트+창밖풍경+조용 뭐 이런 혜택을 조금 제공 하고 비용을 더 받는다?거나? 해야하는 걸까. 하지만 모든 카페가 그런 것이 아니라면 또 그냥 일반카페에 가서 오래 앉아 있게 될까? 어렵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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