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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Nov 09. 2019

펜으로 사부작사부작

 요샌 정말 펜 잡을 일이 거의 없다. 회의록도 컴퓨터로 쓰고 일기도 대화도 전부 키보드로 쓰여진다.


그래서였을까. 얼마 전에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무작정 펜과 노트를 샀다. 그리고 선을 긋고 정육면체와 원기둥을 그리며 명암 넣기를 했다.  


오랜만에 손에 펜을 잡고 사부작사부작 해보니 뭐랄까 굉장히 새로운 기분,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 글이든 그림이든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기분이 썩 괜찮았다.


그러다 문득 손편지를 쓰고 싶어 졌다.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고이 접고 우체통에 넣어 답장을 기다리던 날들. 꽤 낭만적이 었던 것 같은데. 정말 언제 적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같은 손가락으로 쓰더라도 키보드로 쓰인 글과 펜으로 쓰인 글은 그 감성이 다르다. 다른 게 참 신기하다. 펜으로 쓰는 글은 어떤 글이 될지 새삼 궁금해진다.


그러면서도 키보드로 아직 이 글을 쓰고 있다.


나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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