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day Jan 30. 2020

갑자기 그림?

갑자기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심삼일 000 선생인 내가 이렇게 매일 그리다니 노올라운 일이다. 


시작은 사실 청첩장 때문이었다. (갑분고백) 

별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었고 주변에 본인이 그림을 그려서 만든 친구들이 생각났고 마침 내 폰은 펜이 있는 노트10이어서 한번 그려봤다. 보고 그리는 건 좀 어려우니 사진 위에 기름종이를 대고 그리듯이 바탕에 사진을 깔고 따라서 그려봤다. (요새는 폰이나 패드에서 그런 기능이 다 된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잘 그린 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 


엄청난 성취감과 뿌듯함에 짝꿍에게 빨리 집에 와서 내 그림을 보라며 난리를 쳤고 돌아와서 내 그림을 확인한 짝꿍도 매우 놀라 아니? 이 정도로 잘 그렸을 줄은 몰랐는데?!라고 과찬을 하며 당장 이걸로 청첩장을 만들자고 나에게 열정을 북돋아 줬다. 그래서 실제로 그 그림으로 청첩장을 만들게 됐고 엄청나게 오랜만에 느껴보는 성취감에 젖은 나는 작은 폰을 들고 부들부들 여러 장의 그림을 그려냈다. 


근데 그리다 보니까 폰이 어찌나 작은지 자꾸만 아이패드에 눈이 가고 아이패드로 그리면 마치 예술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 아이패드를 사려다가 지름의 명분을 찾지 못한 채 쓸쓸히 마음을 접었었는데 내가 그토록 찾던 그! 그 명분이! 이렇게 나에게 찾아온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패드를 지르고자 결심하고 맨날 아이패드 영상만 보며 결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때였다!

얼마 전 차를 바꾼 짝꿍이 옆에서 계속 유심히 지켜보더니 나에게 한마디 건넸다. 


'아이패드 내가 사줄까..?'

'응???? 뭐라구!?'


평소에 딱히 명품백에도 관심 없는 내가 이렇게나 뭔가 사고 싶어서 열망하는 모습을 보니 사주고 싶어 졌다며..? 물론 본인이 얼마 전 차를 바꿨기 때문에 그에 대한 뭔지 모를 부채감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어쨌든 나는 쾌재를 부르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로 승낙했고 쿠팡신의 도움을 받아 바로 그다음 날 내 손에는 아이패드가 쥐어졌다. 


그림 그리는 얘기 하려고 시작한 건데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내가 그림을 더 열심히 그리게 된 걸까? 아이패드를 얻어낸 값을 해야 한다는 무언가..? 


아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멋진 결과물, 생각보다 쉽게 그릴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크리에이트 앱,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올렸더니 쏟아지는(?!) 하트, 사람들한테 보여주니 잘 그렸다며 해주는 칭찬, 그릴 때마다 조금씩 실력이 늘고 그게 바로 그림으로 나타나는 그 기분.. 아마도 그 모든 것 때문이리라. 


실제로 손으로 종이에 그린다면 이렇게 그리진 못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직은 사진을 대고 그려야 잘 그린다. 헌데 좀 더 계속 매일 그리다 보면 사진을 옆에 두고 보고 그리는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 뿜뿜..)


지금은 초보니까 캐릭터도 그려보고 실사도 그려보고 크레파스처럼도 해보고 수채화처럼도 해보고 다양한 스타일을 그려보고 있는데, 결국은 내가 가장 그리기에 좋고 또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찾아서 일관되게 그리는 것이 나만의 그림을 만드는 방법인 것 같다. 


자 그럼 그림 자랑을 시작한다.


노트10 으로 그린 그림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 역시 다르다



여행에 집중하겠다고 아이패드 놓고 경주에 갔는데, 못참고 노트10으로 또 그렸다. 뭐지 이 열정



이제 약간 수채화 아닌 스타일로도 명암을 좀 넣게 되었다. 



얘네는 좀 유화 같기도 하고?


왓챠플레이가 단독 공개한 퓨처맨도 그려보고



동물 캐릭터 + 크레파스 스타일도 한번 그려봤다. 


모아놓으니까 뭔가 진짜 더 뿌듯.. 

위에 배경 있는 그림 같은 경우는 그리는데 최소 2시간쯤 걸린다. 동물 캐릭터만 금방 그리고 나머진 다 한 시간 이상 걸린 것 같은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그리고 있다. 영어도 운동도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건 없었는데.. 어렸을 때 미술학원 다닐 때도 안 이랬는데.. 원동력이 뭘까. 


어쨌든 이 열정과 성취감이 지속되어 뭔가 나의 제2의 업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단 바람을 가져보며 그림은 계속 아래 인스타에 올릴 예정. 매일 하나씩 올리는 게 아직까진 목표다 


https://www.instagram.com/drawing_yam/


매거진의 이전글 마카오 여행을 다녀왔더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