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 스페인
이동할 일이 없는 세비야의 아침은 느긋하게 시작된다. 느즈막히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흐리흐릿한 하늘.
메뉴델디아가 괜찮은 식당을 찾아가본다. 보이는 곳에 그냥 들어간지라 이번엔 이름도 모르겠다 하핳
메뉴델디아는 에피타이저와 메인메뉴 그리고 커피까지 포함해서 8~15유로 정도. 옛날 프랑코 독재 시절 그 프랑코가 유일하게 잘한 것 중에 하나는 메뉴 델 디아를 만든 것. 이라고 예전 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를 해주었던 언니가 이야기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노동자나 근로자들이 저렴한가격으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한데서 유래된것이 독재정권이 끝난후에도 계속이어져 스페인의 가장 대중적음식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에피타이저가 이정도. 벌써 배가 부르다. 후
메인 메뉴들. 에피타이저가 따뜻한 국물 음식이었어서 메인이랑 같이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_+
밥을 먹고 또 골목을 헤매본다. 어제와는 반대편 골목들. 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다. 가는 길에 사람들이 많이 간다는 플라멩고 공연장 중에 하나인 로스 가요스를 가볼까 생각하며 거리를 걸어본다.
그런데 로스 가요스 쪽으로 가는 길에 다른 플라멩고 공연장들도 많았다. 살펴보니 우리는 큰 곳보다는 작은 곳에서 보는 게 좋을 듯 해서 골라들어간 한 곳! Casa de la Guitarra
아무리 생각해도 식사를 하면서 플라멩고에 집중 할 순 없을 것 같았다. 그냥 보기만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여기로 예약, 인당 17유로.
자리까지 미리 지정할 수 있다 굳굳
예약을 해놓고 어제 못간 스페인 광장으로 가본다.
김태희가 춤추던 바로 그 곳!
날씨가 흐린게 좀 아쉽긴 했지만 흐리니 흐린대로 분위기가 있다.
동그란 반원 모양의 스페인 광장 안쪽에는 스페인의 도시들이 한칸 한칸 표현되어 있다. 각 도시에 얽힌 그림들, 도시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색들이 신기하다.
광장 곳곳에는 자석이나 부채같은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이 보인다. 친절한 청년에게서 구매한 플라멩고 아가씨. 광장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저녁에는 예약해놓은 플라멩고를 보러 갔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강렬한 노래의 선율과 훨씬 더 강렬한 댄서의 몸짓. 그리고 귓가를 울리는 발소리. 이렇게 강렬한 춤을 본적이 있던가. 스페인어를 하나도 모르지만 슬픔과 기쁨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 강렬한 몸의 언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강렬했다.
노랫말이 너무 궁금해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는생각도 했다. 세비야에 온다면, 아니 스페인 남부지방에 오게 된다면 플라멩고는 꼭 한번,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세비야의 마지막 저녁은 La Azotea 에서.
인터넷 상에 많은 분들의 후기와 트립어드바이저의
추천,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나가던 우리에게 한국어로 인사하며 말을 건낸 청년 덕분에 우리의 마지막 밤 저녁은 그곳에서 하게 되었다.
한국어 메뉴까지 구비하고 또라이, 상또라이 하며 장난도 치고 (ㅋㅋ) 조개,문어 등 각종 한국어를 구사하던 직원들까지! 이건 뭔가 사장님이 한국인이든 사장님 친구가 한국인이든 한국분이 가까이 있는 것 같았다 .. ㅎㅎ
세비야의 마지막 밤이란 핑계로 이것 저것 많이 시켜본다.
교자 같은 파스타?에 고기에 문어에 등등..
저 와인도 추천 받은 건데 달지 않고 딱 좋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장 맘에 들었던 이 것!!! 봉골레 파스타 같기도 하고 조개찜 같기도 한 것이 우리 입맛에 쏙..! 두 접시나 시켜 먹었다 허허
매우 만족스러운 마지막 저녁식사를 마치고,
멋진 세비야 밤거리를 거닐다
아쉬운 마음에 숙소앞에서 맥주와 피자를 사가지고 올라가서 우리만의 시간을 즐겼다.
세비야.
짧게 머물렀지만 강렬한 플라멩고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친구들과의 추억이 남겠지.
정말 여행은 언제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다른 기억을 남긴다. 혼자 거닐던 포르투와 리스본, 그리고 함께 거니는 세비야와 마드리드는 모두 다 각자 다른 기억들을 안겨 줄 것이다.
서울에 돌아갔을때 그 도시들이 나에게 어떤 기억들로 남아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