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생각의 파편일뿐
운동을 할때 근육이 땡기고 다음날 아파야 운동을 제대로 한거라고 이야기한다. 비슷한 강도의 운동을 계속 하다보면 처음에는 엄청 아팠던 몸이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게 되고 그럴 땐 운동 방식을 바꾸어 다른 근육에 자극을 주거나 운동 강도를 높여야 몸이 더 단단해 진다고들 했다.
어렸을때 나는 내가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인줄 알았다. 무슨 일이 있든 잘먹고 잘잤으니까?! 직장인이 되고 2-3년이 흐른 뒤에는 혹시 내가 유리멘탈 인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인정하고 싶진 않아서 아니라고 믿었다. 근데 5년이 넘어가면서 아 유리멘탈 맞는 것 같다 라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실은 아직도 남들에 비해서는 그냥 보통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아직도 인정을 못한듯.
이직 후 첫 8개월간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다가 팀을 옮긴 후 1년 반 이상 즐겁게 지내다가 (비교적) 내 커리어상의 도전? 발전?을 위해 한번 더 팀을 옮겼다.
2,3주 만에 빠르게 적응했다고 생각하며 약간의 뿌듯함과 자만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을 그 때, 그 때 찾아왔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 ㅎㅎ
물론 이전 팀도 단점은 있었으나 오랜만에 새로운 방향의 새로운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니 어쩔 줄 몰라 심적으로 매우 괴로운 하루였다.
몸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내가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이런 스트레스를 받으니 괴로운 한편, 아 여기서 또 많이 성장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괴로워야 성장하는거다, 아프니까 청춘이지 식의 이 사회의 합리화에 내가 이미 물들어서 저런 꼰대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한다.
꼭 괴로워야 성장 하는 것인가? 그게 맞나?
어찌되었든 경험에 비추어 봤을때는 .. (굳이 나서서 괴로울 일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내 능력보다 조금 더 크고 많은 일을 맡게 되어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걸 헤내고 나면 나는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허나 이런 걸 가지고 남들에게, 그정돈 견뎌야 성장한다느니 것도 못버티면 뭘 하겠냐느니 따위의 말을 할 생각은 없다. 아마도 스트레스-> 성장 으로 이어지는 저 논리는 스트레스를 성장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나의 합리화이자 노력일테니.
*커버이미지는 오리여인 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