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내가 원하는 건?

이건데

by 얌니

“너 뭐 하고 싶어?”, “네가 좋아하는 건 뭐야?”

백수 3개월 차, 그 질문이 조용히 다가왔다.
그게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이란 걸그제야 알았다.


나는 오랫동안 취미 없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쉬는 날엔 뭐 해?”
그 물음 앞에서 자주 멈칫했고, 사람들은 말했다.

“넌 참 재미없게 살아.”, “청춘이 아깝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참 아리송했다.
나도 ‘놀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술자리나 클럽 같은 건

도무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나는 자주 말했다.
“내 세상을 좀 넓히고 싶어.”

그 말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진짜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세상이 나와 맞는지 알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여행 가봐.”, “그냥 술 한잔 하면서 좀 놀아.”
라며 시시콜콜한 노는 법을 알려줬다.


하지만
그게 내가 말한 ‘세상’은 아니었다.

정작 나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무엇이 즐거운지도 몰랐다.


그러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조차
작은 도전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왔다.


그래서 아주 작게 시작했다.
“오늘은 책상 한 켠만 치워보자.”
“이 정도면 잘한 거야.”

작은 시도에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씩 알아가게 됐다.


청년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인스타툰을 그려보고,
내 이야기를 글로 써보면서
흥미가 서서히 살아났다.


그러다 어느 날,
‘프로덕트 디자인’이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놀라웠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몇 년을 들여 준비했던 공공기관 준비를
완전히 내려놓았기 때문이었다.


사기업으로 방향을 튼다는 건

그간의 시간을 번복하는 일이었고, 솔직히 두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선택을 했다.


후회는 없었다.
배우고, 해결하고,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그 과정이
내가 진짜 원했던 ‘일’의 형태였다.


그리고 그 외에도
툰을 그리고, 굿즈를 만들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들이

내 방식으로 세상을 넓히는 일이 되어주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들.

내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그 안에서 나는 나를 조금씩 발견했고,
매일이 조금씩 내 세상을 넓혀주고 있었다.

그 작은 재미들이 모여 내 마음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내가 그렇게도 찾고 싶었던 건 다름 아닌
‘나다움’이었다는 걸.


나는 내 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씩 배우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내 안의 작은 호기심을
따라가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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