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사춘기를 겪고 있습니다 #4
1년 만에 커리어 상담을 받았다. 나만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취준 시절, 대학교에 취업지원센터가 있어서 취준을 하는 기간 내내 주 2회씩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어떤 마케팅을 하고 싶은지부터 이력서, 자소서, 면접까지 취업에 관해 궁금한 것은 전부 조언을 구하고 수월하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는 인하우스와 대행사의 차이도 잘 몰랐던 시절이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고 어디에서 시작하고 싶은지 아주 어렴풋이 알아갈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고 최선의 결정을 했다는 점이다.
커리어가 시작된 것은 신나는 일이었지만,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시작을 했다는 사실이다. 3년이나 5년 뒤에 어떤 마케팅을 하고 싶은 지, 커리어 지도를 어떻게 그리고 싶은지 전혀 몰랐다. 주변 동료나 지인에게 종종 고민을 털어놓고는 했지만,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찾지 않았다. 주니어일수록 사수나 바깥에서 멘토를 구하는 게 중요한데도 말이다.
세상 물정 모르던 나는 아주 당차게 첫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세상 밖은 정말 춥고 회사 안은 따뜻하다는 사실이다. 회사 밖에 있는 시간 동안 절절히 깨달았다. 이후 퇴사와 이직의 과정을 반복하며 얻은 결론은 멘토에게 좋은 질문을 많이 받을수록 내 고민의 방향이 뚜렷해진다는 점이다. 일을 할 때 무엇이 가장 좋았는지, 왜 퇴사를 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를 가고 싶은 지 등 나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계속 흔들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이렇게까지 고민과 걱정을 많이 하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그저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일과 커리어를 소홀히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삶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게 될지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나만의 기준을 찾을 것이다. 내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부터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기준을 세우고 10년 뒤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까지. 모쪼록 부지런히 사유하고 성찰하고 실행하는 하루를 쌓아 나가자.